남겨진 자들 메두사 컬렉션 2
제프리 디버 지음, 남명성 옮김 / 시작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2008년에 발표되었으니 국내에 번역소개된 제프리디버의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최근작이다.  'The Bodies Left Behind'라는 원제명의 뜻은 '남겨진 시체들'이지만, 어감상 약간 변경시킨 듯한 '남겨진 자들'이라는 제목도 그리 나쁘지 않다.

제목이 왜 '남겨진 시체들'인지는 책을 읽다보면 중반쯤에 친절하게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그것은 완전범죄를 위해 킬러가 살인현장에 자신을 대신해 남겨두는 시체를 뜻하는데, 이 작품의 기본골격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제목 하나에 이미 내용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셈이다.

탁월한 이야기꾼답게 노련하게 살을 붙이고 곁가지를 치긴 했지만, 한가지의 아이디어만으로 플롯을 짜다보니 스토리는 단순하게 일직선으로 흘러간다. 아무래도 시리즈물로 지친 작가가 잠시 쉬어가는 듯 부담없이 쓴 작품이라는 인상이 짙게 느껴진다. 특히 두 주인공이 서로의 행동을 미리 예측해서 페이크를 쓰는 장면들은 너무 계속해서 반복이 되다보니, 나중에는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있다. 마무리도 좀 싱거운 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극적인 상황들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생명력이 넘친다. 그 중에서도 경찰로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매력이 돋보이는데, 디버의 캐릭터 구축력은 정말 탁월하다. 만약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꼭 '케이트 베킨세일'이 역할을 맡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 (얼마전에 영화 '화이트아웃'을 본 탓인지, 이상하게도 책을 읽는 내내 그녀가 떠올랐다.)

<사족> 디버의 경우 '소녀의 무덤' 이후로 유소영씨의 번역이 아니면 신뢰를 하기 힘들었는데, 다행히도 이 작품은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