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2
홍기빈 지음 / 책세상 / 2001년 8월
구판절판


고대 세계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었다는 페르시아 키루스Cyrus 대왕은 처음 만난 그리스의 사신에게 다짜고짜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도시 한복판에다 아예 터까지 잡아놓고 떼로 모여 서로 속이고 거짓 맹세를 하는 자들이 아니냐. 짐은 지금까지 그런 자들을 두려워해본 적이 없노라."
이게 무슨 말일까? 이 이야기를 전해주는 헤로도토스의 설명은 이렇다.
- 키루스 대왕은 여기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빌미로 그리스인들을 모두 싸잡아서 비아냥거리고 있다. 페르시아인들에게는 시장의 관습이 없어서 그들은 결코 열린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법이 없고, 실로 전국에 단 하나의 시장터도 갖고 있지 않다. 25)
- 헤로도토스,The History I.153 tr. G. Rawlinson(Chicago : Encyclopedia Britannica Inc., 1952), 35쪽-53쪽

자급자족의 가정경제의 삶에서는 욕망의 절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 심지어 호메로스가 그리는 영웅이나 대왕들도 가정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한 미덕으로 욕망의 절제를 찬양하고 있다. 32)
173p - 공화정 시기의 로마 시민은 아무리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다 해도 검소하게 생활하며 밭에서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 그러다가 공화정 말기로 가서 돈을 펑펑 쓰는 대토지 소유자들이 나오면서 공화정의 미덕도 사라지고 제정帝政으로 넘어가게 된다.-57쪽

우리 아테네인들은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자들을 자기 용무에만 신경쓰느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신경쓸 용무가 전혀 없는 자라고 부른다. 34)

173P - 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Hammondsworth : Penguin, 1972), 147쪽 인용. 바보 천치를 뜻하는 영어 단어 idiot은 무지렁이 천민을 뜻하는 그리스어 idiotes에서 나왔다. 그리스어 idios란 '사적인 용무'를 뜻한다. 즉 idiotes는 원래 나라와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이나 관심 없이 그저 제 앞가림에만 정신이 없는 자를 일컫는 것이다.-60쪽

나라의 주인이 된 평민들은 조금이라도 자기들에게 경제적인 이익이 된다면 다른 폴리스에 대한 집단적인 학살조차 서슴지 않게 되었다. 한때 사회의 정신적 규범의 바탕을 이루었던 귀족적인 도덕은 조롱거리가 되거나 적대시되었다. 그 대신 모든 재판과 송사는 소피스트들의 궤변으로 채워졌다.-74쪽

첫째, 잘 산다는 것, 즉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어떻게 해야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가. 셋째,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도록 교육시킬 수 있는가. ... 그리고 그런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어 사람들을 이끄는 "철학자가 다스리는" 폴리스를 건설하자라는 것을 세 번째 질문의 답으로 제시한다. 마치 양떼가 자기 스스로에게 최선의 행복이 무엇인가를 물을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그것을 더 잘 알고 있는 양치기에게 순종해야 하는 것처럼 무지하고 세속적 욕망에 눈이 멀기 쉬운 우리는 그 철학자의 손에 우리의 행복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51)

175p - 플라톤은 자신의 가장 깊숙한 진리는 직접적인 대화 속에서 피교육자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불꽃처럼 전수되는 것이어서 결코 글로 써서 남기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Plato, Epistle, VII 341c, tr. R. Bury(Cambridge, Mass. : Harvard Univ. Press, 1929), 531쪽.-77쪽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가정경제의 획득의 기술을 논하면서 다시 한번 '자연'이라는 그의 독특한 개념에 의존한다. ... 인간도 마찬가지로 생활에 필요한 것은 모두 자연에 주어져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생활 환경에 따라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발전시킨 목축, 농업, 수렵, 어로, 약탈과 같은 것들 또한 모두 자연적인 것이다. 69)

- 180p 여기서 약탈이란 주로 노예 사냥이었던 것 같다. ... 투키디데스에 따르면 북부 그리스에서는 떼강도질이나 해적질이 아주 흔했고 강도가 존경할 만한 직업으로 여겨졌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이는 어쩌면 당시의 상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비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윤을 남기는 상업을 비자연적인 것이며 일종의 도둑질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도둑질도 용감하게 창칼을 휘두르며 하면 자연적인 것이지만 치사하고 쩨쩨하게 판매자, 구매자를 등치는 식으로 하면 비자연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상업은 그야말로 "강도질만도 못한 도둑질"이 되는 셈이다.-96쪽

앞에서 우리는 인간의 활동에서 목적의 추구는 무한하지만 수단의 양은 그 목적에 의해 제한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를 보았다. 또한 정말 제대로 사는 법을 아는 인간이라면 마땅히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폴리스의 운영기술politikon과 가정관리 기술을 상위의 기술로 삼고, 거기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는 획득의 기술은 그 하위의 기술로 종속시킨다고 하는 그의 주장도 보았다. ...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하는 경우 마취약이 무한정 필요하지는 않다. 무한정 마취약을 가지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목적은 분명 수술이 아니라 자살이거나 환각 상태일 것이다. -97쪽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활동을 프락시스 praxis와 포이에시스poiesis로 구별한다. 후자는 '무언가를 생산하는 행위'이고 전자는 '행위 그 자체를 목표로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좋은 테니스 라켓을 만드는 행위는 상당히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활동이지만, 그 행위의 목표가 테니스 라켓이라는 결과물을 낳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프락시스가 아닌 포이에시스일 뿐이다. 그 행위의 목표는 라켓이 얼마나 좋은가이지 생산 과정이 얼마나 훌륭하고 즐거웠는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 앞잡 아줌마가 어느날 갑자기 가슴에 차오르는 인생의 기쁨과 환희를 표출하느라 세 시간 연속 디스코를 추었다면 이는 프락시스가 된다. 하지만 만약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살을 빼겠다는 목적으로 에어로빅을 하며 이를 악물고 세 시간 동안 똑같은 일을 했다면 이는 포이에시스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은연중에 이 포이에시스를 프락시스보다 낮은 것으로 보려는 경향을 보인다.-111쪽

1960년대 이후 우리 사회가 수출과 고도 성장이라는 것을 위해 희생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겨레의 통일이나 민주주의 같은 이상은 파괴되고, 고도의 인간성 완성을 목표로 해야 할 교육제도는 일등에서 꼴찌까지 줄세워서 일 시킬 놈과 일할 놈을 나누는 모욕적인 제도가 되지 않았는가? 윤리적 가치와 인간 존중의 마음씨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그러한 가치를 밝히고 고민해야 할 학문과 문화는 돈벌이와 자랑의 수단으로 타락하지 않았는가? 누구나 즐겨 입에 담는 우리 사회의 천민성이라는 것은 한국형 수출 주도 정치경제의 귀결이 아닌가?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패러다임이 앞으로 지속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 결국 1997년과 같은 경제 위기를 간헐적으로 반복하고 서민들은 고용불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이 21세기 '수출 주도형' 모델 앞에 놓인 운명이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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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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훓어보고, 건너뛰고, 멀티태스킹을 하는 데 사용되는 신경 회로는 확장되고 강해지는 반면 깊고 지속적인 집중력을 가지고 읽고 사고하는 데 사용되는 부분은 약화되거나 또는 사라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11쪽

1775년 4월 18일 저녁 새뮤엘 존슨 samuel Johnson은 친구인 제임스 보스웰 James Boswell과 조슈아 레이놀즈 Joshua Reynolds와 함께 런던 외곽 템스 강변에 자리 잡은 리처드 오웬 캠브리지 Richard Owen Cambrideg의 저택을 방문했다. ......
캠브리지는 "존슨 박사, 사람에게 책의 겉표지를 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게 신기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존슨은 "어느새 몽상에서 빠져나와 몸을 획 돌리고는 '캠브리지 경, 이유는 아주 간단하네.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지. 하나는 우리가 어떤 주제에 대해 직접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련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라네'라고 말했다."

-212-213쪽

테일러가 1911년 작성한 유명한 논문 [과학적 관리법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에서 정의한 목표는 모든 업무에 대해 최선의 수단을 도입하며, 그 결과 기계적 예술을 통해 과학이 점진적으로 경험 법칙을 대체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과거에는 인간이 우선이었으나 미래에는 시스템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그는 선언했다. - Frederick Winslow Taylor, 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 (New York : Harper, 1911), 7-221쪽

그로부터 우리는 매일 마주치는 정보의 혼돈에 질서를 가져다줄 방법을 긴급히 찾아 나섰다. 수세기 동안 개인적인 정보 관리 방식은 대개 간단하게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형태였다. 즉 쌓고 책꽂이에 꽃는 평범한 방식, 알파벳순 배열, 주석 달기, 기록과 일람표, 목록과 용어색인, 경험에 의한 기타 방법 등의 형태를 띠었다. 더욱 공을 들이긴 했지만 여전히 도서관과 대학, 상업기관, 정부 기관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을 분류하고 저장하는 육체노동 위주의 배치와 관련 있는 방식이었다. 20세기를 관통하며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정보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용, 기관용 정보 경영의 방식과 도구는 더욱 정교화되고 체계화, 자동화되었다. 우리는 정보 과부하를 악화시켰던 바로 그 기계들을 이제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도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248쪽

하이퍼텍스트와 멀티미디어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보여주듯이 우리 뇌가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자극으로 인해 과부하에 걸리면 우리의 학습 능력은 심각한 수준으로 저하된다. 정보가 많을수록 지식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309쪽

하지만 우리가 사고의 많은 부분을 소프트웨어에 양도한다면 그 방식은 미묘할지라도 뇌의 능력을 상당 수준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중노동자가 자신의 삽을 굴착기와 맞바꿀 때 비록 효율성은 증가하겠지만 그의 팔 근육은 약해진다. 사고의 업무를 자동화할 때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한다.-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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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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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2011년 7/30 제202호 pp66-72 

탐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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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 씨, 홀로 죽다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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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살인 사건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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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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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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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지음, 이승환 옮김 / 김영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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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주가지수펀드와stock index funds와 복합파생상품 complex derivatives 등 새로운 금융상품 중 대다수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생겨났다. 왜 일본은 이런 생각들을 개발하지 못했을까?

==> 2009년 서브프라임때 미국 영국 아일랜드는 지금 파산, 국가 부도를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13쪽

-서문-
스미스, 마르크스, 베블런 등의 경제학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상인들이 정치를 도구삼아 실리를 취한다는 사실을 셋 다 일찌감치 감지한 점이다.-20쪽

-애덤 스미스-
자유방임시장 체제란 앞에서 설명했던 대로 누구나 시장경쟁에 참가하되 결국에는 각자의 이윤이 일정량의 투자소득을 넘지 않게 되는 체제를 말한다. -67쪽

-존 스튜어트 밀-
20세기 들어와서 최근까지만 해도 미국은 밀의 견해를 무시하고 누진세제를 채택했었다. 소득수준에 따라 납세자들을 14개의 단계로 불할시켜 11퍼센트에서 50퍼센트에 이르는 세율을 적용시켰었다. 납세자의 월급이 인상되면 납세율도 증가했다.
그러나 1986년 미국 의회는 마침내 세법개정을 단행, 밀의 의견을 부분적으로나마 받아들였다. 종전의 14개 단계를 15퍼센트와 28퍼센트의 2단계로 줄임으로써 뾰족하게 솟아 있던 산봉우리들을 2개의 고원으로 깎아 버렸다. 더욱이 밀이 원했던 바대로 더 많은 빈민에게 면세의 혜택을 부여했다. -160쪽

-구제도학파와 신제도학파 (베블런)-
한 상품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릴 때도 역시 남들이 그 상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 "드물도다,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사람이여!"라던 아인슈타인의 탄식이 가슴에 와 닿는 세상이다.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이야?"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물리학자 라던 파인먼 같은 이들은 예외적인 소수에 불과하다. -261쪽

-구제도학파와 신제도학파 (베블런)-
주택임대료 통제는 필연적으로 주택난을 불러일으킨다. 임대료가 싸면 주택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리란 것은 자명한 이치다. 문제는 수요가 늘어날 뿐 아니라 공급이 줄어든다는 데에 있다. 소유주가 일단 건물을 짓고 나면 임대하는 수밖에 없으니 공급이 현상유지가 되면 되었지 줄진 않겠지라고 독자들은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소유주는 기존의 주택공급마저 줄일 수 있다. 수리나 관리를 하지 않아 집이 급속히 낡도록 방치해 둔다. 혹은 주택임대를 위해 지었던 건물의 용도를 콘도미니엄이나 상가, 요양소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

==> 대한민국 부동산 처럼 주택임대료 통제를 안할 때 분양가가 치솟는 경우는?-284쪽

-케인스-
일반이론의 유명한 마지막 구절에는 이러한 그의 신념이 드러난다.

선용되든 악용되든 궁극적으로 위험한 것은 관념이지 사리가 아니다.

soon or late, it is ideas, not vested interests which are dangerous for good or evil.

케인스는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린 모두 죽고 없다"고 말했지만 ...-327쪽

-프리드먼-

프리드먼 자신도 "한 이론의 진정한 검증은 미래를 얼마나 잘 예측하느냐에 있다" 라는 철학적 입장을 고수해 오지 않았던가.-347쪽

-결론-

좋은 경제정책이란 수혜자가 피해자보다 많은 정책이다. 천둥이로부터 빼앗아 돌쇠에게 주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부가 늘어나는 게임이다. -411쪽

-결론-

쇼펜하우어가 말했듯 역사책을 펼치면 평화로운 시기는 여기저기에 흩어진 공백기로 나타나고 전쟁과 혁명만이 페이지를 뒤덮고 있다. ...

국가의 수입이 노동, 자본, 자원, 기술에 달렸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자.

==> 결국 국가의 수입에서 자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교육에 달려있다. -4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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