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중학생 시절 국내 야한 책이란 야한 책은 다 읽었다고 한다. 부럽다!

16p 어떻게 쓰느냐를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다.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은 많을수록 좋다.

19p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지침

2. ‘~같다’는 표현은 삼가게

3. ‘부족한 제가’와 같이 형식적이고 과도한 겸양도 예의가 아니네

4.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있네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8. 연설문에는 ‘~등’이란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10.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11.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네

14. 치켜세울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치켜세우게. 돈 드는 거 아니네

1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16. 접속사를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게. 없어도 사람들은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네.

17. 통계 수치는 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네.

18.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20. 중언부언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네

21.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19p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지침 (계속)
22.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사람들은 뒤를 잘 안 보네.

25.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28.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이 좋네. 영토보다는 땅, 식사보다는 밥, 치하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32. 단 한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22p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문 쓰는 요령 :
연설문은 누가 들어도 알 수 있도록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문장은 명료하고, 예는 쉽게 들었다. 미문은 경계했고, 오해 소지가 있는 문구는 배격했다. 그리고 중요한 내용은 되풀이해서 전달했다. 청중들이 싫증을 낼 만큼 반복했다. 그래야 비로소 청중들이 ‘김대중 연설’로 인식했다. ... 무슨 일이든 내가 잘 알아야 남을 설득할 수 있었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공부였고, 현안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연설문은 진실해야 했다. 말의 유희나 문장의 기교에 빠지면 나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의자가 없어지고 만다. 나는 내 연설문을 역사에 남긴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래서 늘 진지했다.

26p. 김대중 대통령 ‘세 번 원칙’
먼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세 번 생각한다. 첫째, 이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생각한다. 둘째, 나쁜 점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셋째,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한다.

상대가 있는 경우 세 번 생각한다. 첫 번째는 이 사안에 대한 내 생각은 무엇인가? 두 번째,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무슨 생각, 어떤 입장일까? 세 번째, 이 두가지 생각을 합하면 어떤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장관이나 참모들에게 의견을 물어, 세 번 이상 본인 생각을 얘기하지 못하면 인사를 고려할 정도였다.

43p. 미국의 칼럼리스트 월터 W. 레드 스미스는 그랬다. 글쓰기가 쉽다고. 백지를 응시하고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고. 이마에 핏방울이 맺힐 때까지. 미치면狂 미치는及 법이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지 않아도 죽을힘을 다해 머리를 짜내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67p 횡설수설한 글을 쓰는 첫째 이유는 쓸데없는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글을 멋있게, 예쁘게, 감동적으로 쓰려고 하면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이 있다. 첫째, 길어진다. 둘째, 느끼해진다. 셋째, 공허해진다.
가급적 한 가지 주제만 다루어야 한다. 1. 감동을 주려고 하지 말자. 2. 거창한 것, 창의적인 것을 써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자. 3.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진정성만 있으면 된다.
횡설수설한 글을 쓰는 둘째 이유는 할 얘기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식 교수는 ‘인문학 글쓰기를 위하여’에서 주제, 뼈대, 문장을 뽑았다.

110p. 김대중 대통령은 첫째, 둘째, 셋째 하는 식으로 평면적이고 설명적인 서술 방식을 선호한데 비해, 노무현 대통령은 첫째, 둘째, 셋째를 쓰지 않았다. 대신 다음의 메모처럼 입체적인 구성을 주문했다.
"무엇무엇이 필요하다고 죽 나열해놓고 하나씩 하나씩 설명하다든지, 받아치고 되친다든지, 그런 입체 구조 없이 넘어가면 글이 밋밋해집니다."

125p. 글쓰기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첫째, 무엇에 관해 쓰지? 둘째, 시작은 어떻게 하지? 셋째, 마무리는 무슨 말로 하지?

167p. 노태우 대통령 : 연설문 자체의 완성도만 보면 노태우 대통령 연설문이 가장 훌륭했다고 할 정도로 글이 유려하다. 연설문은 중학교 1학년 정도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이수정 수석의 지론에 따라 매우 쉽게 작성됐다.

168p. 김영삼 대통령 : ‘정치 9단’이란 별명답게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다. 연설문을 보고하면 굵은 사인펜으로 한두 자 덧붙여서 내려왔다. 그런데 다음 날 조간신문 헤드라인은 어김없이 대통령이 추가한 내용으로 뽑혔다.
이 당시에는 윤여준이란 걸출한 인물이 연설문을 담당했다. ‘동아일보’ 출신인 윤여준 수석은 노태우 정부의 이수정 수석에 버금갈 만큼 글을 잘 썼다.

179p. ‘지식의 저주’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내공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는 것은 쓰고 싶다. 힘들게 쓴 것은 버리기 싫다. 지식의 저주는 마지막까지 글 쓰는 사람을 괴롭힌다.

213p. 김대중 대통령은 대화할 때 여섯 가지 원칙을 갖고 있었다. 첫째, 상대를 진심으로 대한다. 둘째, 어떤 경우에도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셋째, 상대와 의견이 같을 때는 나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해준다. 넷째, 대화가 끝났을 때는 ‘당신 덕분에 대화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해준다. 다섯째, 되도록 상대 말을 많이 들어준다. 여섯째, 할 말은 모아두었다가 대화 사이사이에 집어넣고, 꼭 해야할 말은 빠뜨리지 않는다.

214p. 노무현 대통령은 협상을 위한 대화 방법에 있어 색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다. "협상할 때 상대방에게 내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라 얘기들을 한다. 그러나 나는 이런 포커페이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사안일수록 상대방이 내 카드를 읽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내 생각을 읽고 서로 합치점을 찾아갈 수 있다."

247p. 김대중 대통령은 대화가 틀어지는 세 가지 경우를 얘기했다. 첫째는 상대방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 혼자 결론을 다 내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것이다.

248p. 노무현 대통령 당시 연설비서관실에서는 회의시 룰이 있다. 첫째, 생각나는 대로 얘기한다. 둘째, 모든 내용은 일단 받아들인다. 셋째, 골고루 돌아가며 한 마디씩이라도 한다. 넷째, 누가 무슨 얘기를 하건 그것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 다섯째, 결정을 해야 할 때, 서로 의견이 다르면 비서관(사회)이 결정한다.

272p. 노무현 대통령은 공직자를 기용할 때도 그가 쓴 글을 가져와보라고 했다. 저서나 신문 기고글을 찾아보고 판단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에도 이렇게 얘기했다. "자기 의제와 자기 노선을 갖지 않은 정당은 몰락한다."
김대중 대통령도 비슷한 당부를 했다.
"정치인에게는 그 사람 하면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첫째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둘째는 정치적 정체성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글의 논조다. 이어서 김 대통령은 자기 말을 하고, 자기 글을 써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야당은 야당답게, 여당은 여당답게 일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 자연히 상대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비난과 모욕을 당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반대를 두려워해서 자기 할 말을 못하는 리더, 모두로부터 좋은 말만 들으려고 하는 리더는 설사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는 들을지언정 결코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는 어렵다."

285p. 김대중 대통령은 꾸중을 하는 데도 원칙이 있었다. 그 원칙을 자신의 자서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에서 밝힌 바 있다.
"나는 비판을 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하나는 먼저 상대방의 입장이나 장점을 인정해주는 비판, 그리고 두 번째는 상대방의 인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하는 비판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장점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비판을 자기에 대한 비난으로 생각하고 수용해주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비판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실제로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꾸중을 하지 않았고, 따로 불러서 혼을 낸 경우에도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뵐 기회가 없었으니 당연히 혼날 기회도 없었던 것이다.

309p. (김대중 대통령) "리더는 글을 자기가 써야 한다. 자기의 생각을 써야 한다. 글은 역사에 남는다. 다른 사람이 쓴 연설문을 낭독하고, 미사여구를 모아 만든 연설문을 자기 것인 양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잘못이다. 부족하더라도 자기가 써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연설문을 직접 쓰지 못하면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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