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인간관계가 귀찮은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8p. 회피형 인간의최대 특징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이 친밀함이나 호의를 보여도 무뚝뚝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인 성향이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혼자 뭔가 하는 것을 좋아한다.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전혀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잘 지낼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고통과 노력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21p. 신생아 시절 3개월이라는 짥은 기간에 형성된 부모와의 관계가 평생 동안의 대인 관계나 행동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 중 3분의 2는 두 살 때의 애착 성향을 성인이 될 때까지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 회피형 성향을 보이는 아기라 해도 함께 하는 시간이나 스킨십을 늘리고, 적극적으로 공감해주면 짧은 시간 안에 안정형 애착 성향으로 바뀐다. 또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빠르고 좋긴 하지만, 나이를 먹은 이후에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26p. 새끼 원숭이는 성장함에 따라 서서히 어미 원숭이로부터 떨어져 있는 시간이 늘어가지만 인간처럼 오랜 시간 아이를 타인에게 맡기는 짓은 결코 하지 않는다. 어머니와 떨어져 있게 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뇌의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32p. 회피형 인간은 불안형 인간과는 반대로, 일단 떨어져서 혼자가 되면 상대방을 마음속에서 배제해버린다.

51p. 아프리카의 드곤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회피형 아이가 한 명도 없었고, 또 1985년 삿포로에서 시시한 조사에서도 회피형 아이는 없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도쿄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13%의 어린이가 회피형인 것으로 나타나 미국 같은 선진국 못지않은 비율을 보였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는 회피형 인간의 비율이 27.5%에 달했다.

81p. 전자 제품의 보급으로 가사노동 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지낼 시간은 늘어났지만 그런 한편으로 어머니는 그때보다 훨씬 더 바빠졌다. 다른 일이나 취미에도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82p. 포유동물에게 이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젖을 떼기 전까지, 어미는 새끼를 몸에 밀착시키고 있거나, 그렇지 않을때도 바로 옆에 두고 시선을 떼지 않는다. 이것은 애착 시스템으로 생존을 지탱하고 있는 포유류의 본능이다. 본능에 위배되는 것은 새끼에게도, 어미에게도 억지를 강요하는 셈이다.

84p. 어머니와 아이를 일찌감치 떼어놓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이 근대 자본주의의 발상지이자 기독교 중심의 서양 여러 나라일수록 강한 것은 흥미롭다. ... 그중에서도 아이를 어리광 부리지 못하게 하고, 일찍부터 자립시키려는 경향이 강한 지역 중 하나가 북부 독일이다. 이 지역에서는 회피형 애착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의 비율이 다른 유럽 여러 지역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다는 보고가 있다.

85p. 아기를 신생아실로 옮기는 이유는 막 출산을 끝낸 어머니가 안정적으로 쉴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신생아의 상태를 관찰, 관리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아기와 어머니가 만나는 것은 수유 시간 뿐이며, 모유가 잘 나오지 않으면 간호사가 기계적으로 우유를 추가하여 먹인다. 아기는 이렇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보낸다. 아무리 울어도 응답해주지 않는 시간을 맛보는 것으로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회피형 인간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102p. 회피형 인간은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타인과 밀착된 거리를 기분 좋게 느낄 수가 없고 성관계 역시 즐기기 쉽지 않다. 성 경험이 적고, 누군가와 사귀어도 성관계를 맺는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110p. 회피형 인간의 섹스는 파트너의 감정이나 요구를 무시한, 자기 멋대로 하는 행위가 되기 쉽다. 사디즘이나 마조히즘의 경향을 띠거나, 페티시즘 같은 특징을 보이기 쉬운 것이다.

120p. 회피형 인간이 정말로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이상이지, 상대방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혼 이후 배우자에게 예상치 못했던 측면을 발견하면 화가 나는 것을 넘어 거부감이나 혐오감마저 품게 된다.

126p. 회피형 인간이 오래 지속하는 관계는 일이나 취미, 예술, 스포츠 등 어느 특정 영역에서 흥미나 관심을 공유하고, 그 안에서 사귀는 관계이다.

134p. 회피형 인간은 일은 일로써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경향이 강하므로 일에 대인 관계나 정서적인 문제가 끼어드는 일이 드물다. 그래서 일은 잘하지만 인간관계가 표면적이기 때문에 인맥 형성이나 관리의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 ... 이해타산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자본 주의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직장의 질서에 적합한 측면도 있다. 적절한 사교적 수완이나 마키아벨리식의 권모술수를 갖춘 사람의 경우에는 타인을 이용하여 업적을 올리면서 출세 가도를 달리기도 한다.

196p. 회피형 인간에게 나타나는 공통점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컴퓨터나 TV, 인터넷 게임 의존이다. 이것을 통칭하여 미디어 의존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과거 사람들은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부로 침잠하려 할 때 독서나 명상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 명상을 하면 바깥 세계의 정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독서도 정보량의 면에서는 영상이나 음성 정보에 비해 용량이 매우 적다. 그만큼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능동적인 정신 작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너무 많이 읽거나 너무 오랜 시간 계속하지 않는 한 들어오는 정보량을 적당히 줄여 머리를 정리하고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또 글을 쓰는 행위는 독서보다 다루는 정보량이 더 적다. ...

238p. 마인드풀니스 요법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느끼는 것이 목표이다. 부연하자면 좋거나 나쁘다는 가치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목표이다. 왜나하면 가치 판단이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집착이기 때문이다. 뭔가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해야만 한다.`, `이상적인 상태여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만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울증이나 불안 같은 증상을 만들어낸다.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짐으로써 증상을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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