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의 사생활」은 육아책이다. 자식이 없는 나는 ‘이 책을 읽지 않고 육아를 하는 것은 죄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육아 중인 친구에게 선물로 책을 보냈다. 인생의 지혜나 통찰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반성의 기회를 준다.
 우리나라 부모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주위 어머니들만 봐도 하루 종일 자식 얘기와 학원 얘기를 나누는 걸 충분히 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아이의 교육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봤던걸까? 


첫 번째로 생각할 문제는 도덕성 교육이다. 착한 아이를 보면 ‘우리 아이가 저렇게 착하기만 해서 이 험한 세상을 잘 살 수 있을까?’라며 부모는 걱정을 한다. 하지만 아이가 경제적으로 성공했지만 부모 보기를 남 보듯 하기를 바라면서 키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월 500만원 벌고 연락 끊고 지내는 자식보다는 월 120 받더라도 자식 같은 자식을 원한다.
오직 경제적 성공에 맞춰 교육하면서 자식의 도덕성이나 자존감, 친화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아이의 사생활」에서는 실험을 통해 도덕성과 자아존중감에 대한 교육이 곧 학업 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생각할 문제는 남녀 간의 차이다. 대학생 시절 이성간에 잘 지내는 후배들에게 “너 남녀공학 고등학교 나왔지?”라고 물어보면 90% 이상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남녀를 분리해서 공부를 시키는 건 단기적으로 성적을 올리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졸업 후 평생 독신으로 군대나 수녀원에서 살 생각이 아니라면 어렸을 때부터 남녀 간에 어떤 차이가 존재하며,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 공부를 해야 한다. 역사, 미적분, 맞춤법, 영어는 성인이 되어서도 몇 년 열심히 공부를 하면 경지에 이를 수 있지만 남녀 간에 어떤 차이가 있으며, 그 차이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는 자라면서 반드시 배워야만 하는 항목이다. 이것이 사회생활 할 때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에서 제일 어려운 분야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별로 안 중요한 학업 교육 때문에 가장 중요한 남녀 교육을 안 시키고 있다. 자식 부부가 월 1000만 원을 벌며 별거하는 것보다는 월 150을 벌더라도 금실이 좋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 아닐까? 
 

세 번째는 다중 지능이다. 언어,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음악, 자기이해, 인간친화, 자연친화 지능 등 우리에게는 다양한 지능이 있고 이 지능 중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건 무척 위험하다. 현재 학교 교육에서는 암기력 위주의 객관식 문제만 풀기 때문에 다른 지능의 정도를 평가할 수 없다. 암기력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분야의 지능이 뛰어날 수 있는데, 단지 암기력이 떨어진다고 자식을 ‘바보 취급’ 하며 올바른 적성을 찾아주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따라오라는 학원 원장님과, 그러다 애 망친다는 친척들의 참견은 고이 고이 접어 넣어두고 이번 주에는 묵묵히 「아이의 사생활」을 읽으면서 내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한 교육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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