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공부법
지쓰카와 마유 외 지음, 송태욱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알고보니 경쟁을 시키면 학력이 더욱 저하됐다.

선동열이 한명 나왔다고 차범근이 나와다고 우리나라 야구나 축구가 전세계 1위가 되지는 않는다.

야구는 9명이 축구는 11명이 필요하다.

여기에 단판 경기가 아니라면 벤치멤버까지 필요해진다.

비교적 적은 숫자로 하는 운동경기가 이럴진데,

조선, 철강, 자동차, IT, 의학 등 수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산업계에서는 어떨까??


잘 하는 사람이 더욱 잘하는 것보다는

중간과 하위권의 사람들이 잘하는게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국제중학교, 특목고, 서울대로 아이들에게 계속 경쟁을 강요하고,

그럴때마다 우리의 학력은 저하된다.

스포츠의 즐거움이나 창의적인 패스보다는 

당장 있을 시합에 대비해 세트 플레이만 죽어라 연습해서,

세트 플레이 상황이 재연되면 이기고, 안나오면 지면서 

중 고등학교를 보내던 스포츠 선수들이 연상되지 않는가?

 

그렇다고 수준별 학습을 시킨다는 비평준화 지역과 몰아놓고 공부시키는 평준화 지역의 학력차가 클까??

비평준화 지역의 중하위권 고등학교 애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서

아예 공부에서 손을 놓아버리고 사회 부적응자가 되어버린다.  

상위권 고등학교에서도 성적이 하위권으로 쳐지는 학생들이 공부를 놓아버린다.

그래서,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성적을 관찰하면 다시 평준화된다. 

(외국어고나 과학고의 자퇴율이 높은건 이런 이유다.)

젊은 시절에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신감, 자존심, 허세를 어렸을때부터 철저히 낙오자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교육비가 공짜인 핀란드에서는 학교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이 집과의 거리다.

학교간의 차이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 시험이 필요하기 하지만 형식적이고 응시하는 학생 거의가 대학 교육을 들을 수 있다.

(당연히 핀란드도 대학은 평준화다.)

교사는 학교내에서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한다.

학교 밖의 일은 부모가 신경써야 할일이고, 교사는 자신의 과목을 가르치는 일에만 신경쓰니,

오히려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학교에서는 졸지 않는다.

한 반 50명 중에 10여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자버리는 우리네 학교와는 다르다.


특히나 이들의 공부법 중 부러운것은

우리가 시험볼때 "많이 외웠냐?", "공부 많이 했냐?"이런 식으로 친구들에게 안부인사를 할때,

핀란드 애들은 "많이 읽었냐?" 라고 묻고,

"우리애가 공부를 못해" 라는 말 대신 "우리애가 읽기를 못해"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읽기를 많이 하고 시험에서 "쓰기"를 연습하고, 수업 중에는 "말하기"를 강조한다고 한다.

(이들의 시험문제는 "귀에 대해 아는 것을 모조리 쓰시오", "감명 깊게 읽은 책에 대해 쓰시오"라고 하고,

심지어 수학문제도 서술식으로 출제한다고 한다.)

 

인구가 500만명 밖에 되지 않아서 사람이 한명 한명 소중하기 때문에,

누구도 낙오하지 않는 교육 철학을 택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인구 5000만인 우리나라는 사람이 소중하지 않아서 이런 식의 패자부활전도 없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지 가슴이 쓰라렸다.


사교육비 최고, 학생당 공부시간 최고인 대한민국의 국제학력평가 성적은 최상위권이지만,

사교육비 최저, 학생당 공부시간 최저인 핀란드는 국제학력평가 성적 1등이다.

핀란드라고 해서 단점이 없을까,, 특히 상점에서 암산을 못한다는 건 좀 우스워보였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암산을 잘 못한다고 했는데, 다른 요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장하준이 "선진국인 나라치고 다른 나라를 모방한 나라는 없다."라고 했다.

"홍익인간"이라는 훌륭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좀 더 발전적인 교육을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ps 사실 이 책은 "옮긴이의 말"과 "Q&A" 부분 말고는 정보성이 떨어진다.

저저나 저자의 어머니가 교육에 특별한 지식이 없어서 분석이나 논평이 약하고,

에피소드 위주의 고등학생의 1년 유학 여행기 이런 느낌이다.

중고등학생이 읽으면 좋을듯 하고,

좀 더 깊게 읽을거면 "핀란드 교육의 성공"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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