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제3세계의 122개국에서 부채에 대한 이자 및 원금 상환을 위해 북반국 국가와 이들 나라의 은행으로 송금한 돈의 총액은 채권국 전체의 국민총생산을 합한 액수의 2%에 약간 못 미친다.
200년부터 2002년까지 전 세계 증권거래소에 몰아친 강력한 충격으로 수천억 달러의 자산이 증발하면서 거의 모든 지역의 금융업계가 위기 상황에 빠졌다. 불과 2년 사이에 증권거래소에 등록된 대부분 주식의 가치가 65% 이상 하락한 것이다. 나스닥에 등록된 첨단기술주의 경우엔 하락폭이 80%에 이르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증권거래소에서 증발한 가치는 제3세계 122개국의 외채를 모두 합한 액수보다 무려 70배나 큰 액수였다. -102쪽
하지만 2000~2002년의 증권거래소 위기는 이토록 어마어마한 액수의 자산이 증발해버렸음에도, 전 세계 은행 체제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비교적 단시일 내에 금융업계는 정상을 회복했다. 북반구 국가 전체의 경제, 고용, 저축의 대대적인 추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막연한 추론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체제는 완벽하게 위기 상황을 넘긴 것이다. 북반구의 그 어느 나라도(전 세계 경제 전체라고 말해도 달라질 건 없다) 난관에 봉착하지 않았다. 새로운 위기가 2007년 8월 초에 전 세계의 증권거래소를 위협했다. 무려 3조 달러가 증발했지만, 이때에도 전 세계 금융시장은 별문제 없이 위기를 넘겼다.-1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