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은 칭찬일까? - 여성 아이돌을 둘러싼 몇 가지 질문
최지선 지음 / 산디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은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를 봤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재벌에게 힘을 몰아줬고, 그 중 일부 재벌은 세계 무대에서 통할 정도로 성공했다. 운동에 재능 있는 어린이들에게 학교 교육 기회를 빼앗고 운동만 시켰다. 그 중 일부 종목은 세계적 명성을 얻을 정도로 우리의 엘리트 체육은 성공했다. 대중 음악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는 K-pop라 불리며 성공했다. 1996년 H.O.T. 데뷔 이후 한국 아이돌은 어떻게 지내왔을까?


연예인은 공인(公人)이 아니다. 법원에서는 공인을 공무원이나 정치인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우리는 연예인에게 가혹한 품행, 도덕적 무결점, 정치적 올바름을 요구한다. 아이돌의 경우 10대 시절 대부분을 춤, 노래 등을 연습하며 보낸다. 우리 주변 평범한 대학생이 그러하듯 상식이 부족하고 여물지 않은 사회의식을 가질 경우가 많다. 여성 아이돌의 경우에는 그 잣대가 더욱 엄혹하다. 영화로도 제작된 ‘82년생 김지영’을 방탄소년단의 RM이 읽었을 경우 문제가 없지만, 여성 아이돌이 읽었을 경우에는 지탄의 대상이 된다.


가인의 경우 「진실 혹은 대담」, 「피어나」의 뮤직비디오에서 성적인 코드로 해석되는 소품을 사용했다. 이 소품이 가인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여성의 기호인지, 성적 상품화로서의 기표인지 알 수 없다. 남성 아이돌의 성적 매력이 짐승돌이라 칭해지며 넘어가는 반면, 여성 아이돌의 섹슈얼리티는 여러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2019년 5월 3일 엠넷 「프로듀스X101」방영 장면에서 소유는 “남자애들(남자 연습생들)이라 그런가? 자작곡이 엄청 많다.” 라는 발언을 한다. 개인의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회원을 보면 여성 아이돌은 보아(2015년), 아이유(2016년)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돌은 음악성이 부족하다.’라는 편견에 맞서기 위해 1세대 아이돌인 H.O.T. 때부터 남성 아이돌의 경우에는 자작곡을 본인 앨범에 수록하려고 노력을 기울였다. 여성 아이돌이 작곡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 유명한 ‘용감한 형제’가 “악보를 못 보고, 코드도 모른다.”라고 말하면 괜찮지만, 여성 아이돌이 “악보도, 코드도 모른다.”라고 말하면 ‘얼굴만 믿고 가수 한다.’면서 가루가 되도록 댓글 공격을 받을 것이다.


일부 여성 아이돌은 남성 아이돌의 춤을 커버 하는 것으로 춤 실력을 증명하거나, 래퍼의 길을 뚫으며 음악성을 인정받으려 했다. 2015년 1월 29일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1」방영 된 AOA의 지민을 포문으로 시즌 2에는 효린(씨스타), 유빈(원더걸스) 등이, 시즌 3에는 미료(브라운아이드걸스), 하주연(쥬얼리) 등이 출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힙합 여전사’를 달가워 하지 않았고, 이 분야에서는 2ne1만이 살아남았다.


이 외에도 여성 아이돌을 중심으로 그룹 이름의 특징, 여성성과 걸 크러시, 노랫말 등에 대해 서술하나, 대조군으로서 남성 아이돌의 사례도 밀도 있게 다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