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제니퍼 라이트 지음, 이규원 옮김 / 산처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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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랫톳페스트(흑사병)는 유럽 인구의 30%를 죽였다. 두창(천연두)은 로마를 몰락시켰으며, 아메리카 인구의 96%를 죽였다. 두창과 홍역을 받은 아메리카는 답례로 매독을 유럽에 보냈다. 우리나라는 20년째 결핵 발생율과 사망율 1위 국가다. 그리고 2019년 코로나19가 인류를 습격했다. 그동안 인류는 전염병에 어떻게 대처했기에 멸종하지 않았는지 궁금해진다.

첫째, 의학적 지식이다.

현재 코로나19100년 후에 볼 땐 간단한 위생 습관의 문제로 해결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전 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다. 2020년을 살고 있는 우리는 비누로 손씻기, 샤워, 빨래, 물 끓여 먹기, 항생제의 발전으로 가랫톳페스트나 콜레라 등 많은 전염병을 이겨냈다.

하지만 때로는 설익은 의학적 지식이 전염병만큼이나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는 전두엽 절제술을 다룬다. 미국에서는 1930~1970년 사이에 전두엽에 칼집을 내서 뇌의 나머지 부분과 단절 시키는 전두엽 절제술이 치료라는 명목으로 4만건이나 행해졌다. 전두엽이 절제되면 걱정이 사라지고 충동에 따라 단순한 삶을 살게 된다. 즉 고차원적인 사고를 못하게 되고, 유아기의 삶을 살게 된다. 전염병만큼이나 끔찍했던 방법이 의사들에 의해 실행되었다.

둘째, 지도자의 역할이다.

192139세에 소아마비에 걸린 루즈벨트(민주당)는 대통령이 된 후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마침내 1953년 조너스 소크는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 국민적 영웅이 된 소크에게 기자가 특허의 소유자를 누구로 할거냐고 질문하자 글쎄요, 민중이라고 해두죠. 특허는 없어요. 태양을 특허로 청구할 수 있나요?”라고 답하며 소아마비 제조법을 공짜로 풀었다. 그리고 아이젠하워(공화당) 대통령은 소아마비 백신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접종했다. 일장일단이 있던 조너스 소크의 사백신과 경쟁자 앨버트 세이빈의 생백신으로 소아마비는 전 세계에서 사실상 박멸되었다.

이에 반해 1980년대 초반 미국에 에이즈(AIDS)가 퍼지기 시작할 무렵 당시 대통령이던 레이건은 에이즈를 동성애자나 걸리는 병이라며 우스개로 만들어버렸다. 게다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답게 1986년 에이즈 관련 예산을 11%나 삭감해 8,550만 달러로 줄여버렸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영화배우)15천만 달러를 에이즈 단체에 기부했다.) 레이건의 에이즈 정책 실패는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예산을 2017~ 2021년까지 줄기차게 삭감하고 있는 공화당 트럼프 정부를 떠올리게 한다.

셋째, 시민들의 협력이다.

조상의 죄로 인하여 자손이 전염병에 걸렸다거나 동성애자나 유대인, 중국인이 전염병을 퍼트린다며 환자들을 사회적으로 낙인찍고, 격리하고, 죽이던 시대도 있었다. 심지어 자식을 버리기도 했다. 낙인과 차별이 가혹할수록 전염병에 걸린 환자는 자신의 전염병을 숨기고, 전염병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는 신경 쓰지 않기에 전염병은 더욱더 퍼지게 된다. 인류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고 협력할 때 인류는 멸종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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