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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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동성 그림,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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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듯 하면서도 집중되고 많지 않은 글밥과 화려하진 않지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많댜.
지혜와 은유로 궁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그것은 삶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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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없는 기도는활 없는 화살과 같다.
기도 없는 행동은화살 없는 활과 같다.
엘라 휠러 윌콕스

바위 위로 돌아온 그의 낯빛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했다.
"당신은 실력과 기품과 좋은 자세를 모두 갖췄습니다." 진이 말했다. "활쏘기 기술에 능통하고 활을 다룰 줄도 알지만 정신을 다스리는 법은 익히지 못했군요. 모든 상황이 순조로울 때는 잘 쏘지만 곤란한 상황에서는 표적을 맞히지 못합니다. 궁사가 언제나 전장을 택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수련을 시작해 곤란한 상황에도 대비하십시오. 계속 궁도에 매진하세요. 그것은 평생에 걸쳐 가야 할 길이니까요. 화살을 정확하게 잘 쏘는 것과 영혼의 평정을 유지하고 쏘는 것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최고의 동료는 다른 이들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궁술에 대한 열정을 함께 나눌 벗을 찾을 때는 직관을 믿되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말아라.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한계를 기준삼아 타인을 판단하고, 그들의 의견은 편견과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을 때가 많다.

우아함은 군더더기가 모두 사라지고 궁사가 간결함과 집중에 이르렀을 때 나타난다. 자세는 간결하고 절제될수록 아름답다.
눈이 아름다운 이유는 하나의 빛깔을 가졌기 때문이고,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는 완전히 편평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다도 눈도 그 속은 깊고 스스로 제 본성을 알고 있다.

결과가 좋든 좋지 않는 그날 아침의 활쏘기에 너무 휘둘려서는 안 된다. 앞으로 수많은 날이 남아 있고, 각각의 화살은그 자체로 하나의 삶이다.
잘하지 못한 날들을 교훈삼아 네가 흔들린 이유를 알아내라. 잘한 날들을 거울삼아 내면의 평온으로 이르는 길을 찾아라.
하지만 두려워서든 즐거워서든 정진을 멈춰서는 안 된다.
궁도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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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 : 당신이 있는 그곳은 언제나 따뜻하기를 바라며
중앙자살예방센터 / 트러스트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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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눈물, 콧물 범벅인 휴일의 끄트머리…
어떤 이유에서든지 곁에 있던 사람이 운명을 달리 한다는 건 살아내야 할 사람들에게도 힘겹고, 슬픈 일이 아닐수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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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들어도 결국에는 나 자신의 힘으로 견뎌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꽤나 힘들다는 것을. 하지만 그렇게 버티고 나서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원래의 쾌활한 나로 돌아오는 듯했다. 종종 친구들 생각이 날 때 울음이 터져 나오는 것 빼고는.

첫 번째는 자살 이후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가 자살했고, 왜 자살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자살했는지를 보도하는 수많은 뉴스들. 그 이면에는 항상 자살 후 남겨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자살은 한순간 이루어지지만 그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고통은 언제까지고 지속될 수 있다. 자살한 이들의 지인이었던 나도 많이 힘들었지만 가족들의 고통은 분명 더더욱 심했을 것이다. 그럴 때 주변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보여야 정신적인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항상 관심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죽은 친구는 워낙 어른스럽고 믿음직했기에 그런 결정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 보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친구는 자기 나름의 신호를 계속 보냈던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 점을 알고 끊임없이 친구와 대화했더라면 상황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도 많이 한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의 무게는 정말 크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살률이 높다는 뉴스가 아무리 많이 나온다 한들 와 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없어질 때마다 그들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사람이었는지 깨달았다.

시간은 분명 약이 맞다. 하지만 완벽한 약은 아니다. 시간만 믿었다가는 나처럼 언젠가는 울컥 쏟아져 나오는 감정 때문에 애를 먹게 된다. 그렇다면 완벽한 약은 뭘까? 애초에 완벽한 약이란 건 있기는 한 걸까? 지금의 나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공부하고 경험을 쌓다보면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만일 운 좋게 그 방법을 알게 된다면, 누군가의 예상치 못한 죽음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꼭 귀띔해주고 싶다.

살면서 사람들이 생각 없이 내뱉는 한마디에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아 그녀의 마음에 흉터가 생기고 두터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늘 씩씩하고 긍정적인 미경 씨가 정말 대단해 보였고, 사소한 것에 불평하는 나 자신을 문득 발견할 때마다 보는 이 없어도 양심에 찔려 부끄러웠다. 사회초년생 시절에 미경 씨를 만난 덕에 나의 성격 개조에 많은 도움이 된 듯하여 그 또한 고맙게 생각한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았다.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한다면서 어쩌면 나도 남의 일이라고 쉽게 이야기했는지도 모르겠다.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지친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독여주고 싶었다.

생각없이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무심코 툭 던진 한마디에 누군가는 치명적인 상처를 받을 수 있는데… 곁에서 듣고 있기에도 가슴 아팠다. 그게 시발점이 되었을까. 미경 씨의 휘청거리던 마음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요요현상 탓에 몸무게는 점점 늘어갔고 스트레스 때문인지 식이 조절도 안되어, 힘들게 버티고 반복했던 다이어트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늘 거기 있었던 미경 씨는 그곳에 없었다. 부디 거짓이길 바랐던 일이 사실임을 확인한 순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났다. 그러다가 이내 화가 났다.

만사가 싫고 혼자 있고만 싶었다. 밤엔 잠 한숨 제대로 못 자고, 꾸역꾸역 출근한 직장에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두통약을 달고 살았다. 불 꺼진 방으로만 자꾸 숨어들어가고 싶었다.

한 생명의 존재가 사라졌다는 것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으며 한 생명이 그저 숨을 쉬고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귀하고 대단한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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