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김유은 지음 / 좋은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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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한 번 깊게 들이쉬고 조금의 여유를 가져도 된다. 부지런히 어여쁘게 걸어가는 지금의 나를 잘하고 있다고, 나의 오늘을 너그러이 안아주어도 된다.
잘 걸어가고 있으니까, 조금의 여유는 가지며 살아가기를. - P20

어느 날의 소나기처럼 짧은 울음이어도 좋고, 한여름의 장마처럼 조금은 긴 슬픔이어도 좋다. 마음에 너무 오래 머금고만 있어서 큰 멍이 생기기 전에 쏟아내야 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해서 진짜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유의 눈물도 마음이 약해서 나오는 것은 없다. 아무리강한 마음이더라도, 몰아치는 힘듦을 잠깐 내려놓을 순간은 필요한 법이다. - P25

울더라도 조금만 울길 바라는 것이다. 너무 많이 울어 눈가가 짓무르듯 마음이 짓물러버릴까 봐…….(중간생략)…………
다만 부탁이다.
어여쁜 사함아 부디 조금만 아파주라. - P33

무례함을 솔직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데에 쓰는 시간이 짧은 순간이더라도 아깝게 느껴졌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용하고 싶었다. 나를 위해서 용서를 해야 했다.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용서가 아니라,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용서를 하기로 했다.
새로운 용서의 방법은 자발적인 관계의 단절이었다. 불쾌함버스을 표현하는 몇 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이 반복된다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 P38

깊게 숨겨놓은 마음에서 만들어낸 생각들은, 내 자신을 한참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아닌 척 거짓말을 하는탓에 자꾸 위축되는 내 모습이 보였다. 작아진 마음을 숨기느라 정작 나를 위한 마음을 돌보는 데 쓰지 못하고 있었다. - P48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 말에 공감하지 못한다. 우울하다는 감정은 감기처럼 며칠 앓고 나면 뚝 떨어지는 그런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는있지만, 가볍게 앓고 끝나는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수면장애가 찾아왔었다. - P49

누구나 자신도 이유 모를 우울한 날이 찾아오기도 하고, 또 그런 날이 지속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애석하게도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도, 하나뿐인 가족도 그 우울함을 이해해주지 못는 경우도 생긴다. 주저앉아 엉엉 울어도 괜찮다. 하루쯤은 내가 엉망인 것 같다고 실컷 울면서 보내도 된다. 그럼에도 잊지는 않아야 한다. 유일한 당신이라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 P52

혼자서 꾸역꾸역 감정을 참는 법만 배우게 되고, 쉽게 마음을 털어내지 못하는 오늘의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오늘 하루도 잘 버텨내 주어서 고맙다고. - P61

주위 사람들이 걱정이라고 나에게 던져준 말들이 사실은 돌멩이 같았다. 아무리 속뜻은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내가 불편하고 아프면 그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다. - P66

굳이 누군가에게 불편하고 껄끄러울 일들을 끄집어내지 않아야 한다. 걱정으로 둔갑시켜서 아픈 점을 꼬집듯이 들춰낼 필요는 없다. 진짜 걱정이라면 차라리 요즘 밥은 잘 챙겨 먹느냐는 말 한마디가 훨씬 더 가치 있게 다가올 것이다. - P67

목표를 갖고 나아간다는 것이 무척이나 고달플 때가 많다. 그 목표가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옥죄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 P71

엄마도 나처럼 이렇게 힘들어하면서 어른이 되었겠구나 싶었다. 고운 그 눈웃음 뒤에 접힌 눈가 주름이 단지 시간이 흘러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늘 강해 보이는 엄마의 품도 처음에는 누구보다 여렸을 것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자식을 위해본인을 더 단단하게 만든 엄마의 노력이 느껴졌다.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엄마라는 자리에서 가족을 위해 살았을 그녀였다. 늘 사랑해주고 위해주는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 P75

한숨 쉬지 말고 웃는 얼굴로 지내라고 했는데 웃어본 지가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한숨은 나도 모르게 자꾸 새어 나온다. 내가 잘 가고 있는지 고개를 들어 봐야 하는데, 어디까지왔나 확인해봐야 하는데. 나는 정말로 무섭고 또 무섭다. - P77

몇 년 후에 내가 어떤 모습일지 누가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내가 이런 결정을 해도 되는지, 하지 말아야하는지 늘 망설여졌다. 내가 한 선택은 모두 내 책임이 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 P81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내일이라는 시간이 나에게 다가오더라도, 내가 상상하는 즐거운 일이 마냥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아, 또 하루가 시작되겠구나, 그냥 그 정도의 느낌으로 오늘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하게 되었다. - P91

늘 미안하고 부족함 많은 딸이지만, 그녀만 괜찮다면 나는 다음 생에도 엄마딸로 태어나고 싶다. - P101

책임을 진다는 것이 오래 함께한다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책임을 갖고 한 생명을 키워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강해져야한다는 것이다. - P105

마음이 딱딱해진 것 같은 날이면 그녀에게 연락한다. 사춘기가 이제야 온 것 같다고 푸념한다. 그녀도 나처럼 사춘기가온 것 같다고 같이 떠들다가 알게 된다. 우리의 사춘기는 서로를 못 만나서 잠깐 찾아온 감정이었다고. 잠깐의 연락만으로도 다시 마음이 말랑거리는 것을 느끼며 웃음 짓는다. 장거리우정은 힘들지만 참 애틋하다고 생각하면서. - P131

일에서 묵묵하게 오래 바라봐 주는 것. 그리고 언제라도 등아가 잠시 쉬고 싶을 때 함께 시간을 내어주는 것. 우리는 그렇게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같이 살아갈 친구이다. - P142

인연의 연약함을 한 명이 강하게 만들어보겠다고 아등바등한다고 해서 절대 강해질 수 없다.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의 믿음이다. 믿음을 져버리고, 관계를 깨버린 누군가때문에 서러운 마음을 오래 안고 있지 않아도 된다. - P153

그렇게 연애에 있어 또 한 가지의 기준을 얻었다. ‘여자와진짜 친누나를 구별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인간은 상종도 하지말것.‘ - P159

야금야금 벌레처럼 자존감을 갉아먹으려고 하는 연애라면없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자리가 나를 망가지게아무 쓸모가해도 된다는 자격은 절대 아니다. 함부로 나를 판단해서도 안되고, 쉽게 흠집을 내어서도 안 된다. - P163

사랑의 첫 발자국을 내딛는 것 자체만으로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불안함은 불안함으로만 끝내야하는 것이고, 성급하게 미래를 단정 짓지 않아야 한다. - P180

가수 김광석의 노래 제목처럼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굳이 참지 않아도 되는 슬픔을 참으며 지내야 하고, 견뎌야 할 게 너무 많은 사랑이라면,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 한 번은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튼튼한배로도 거대한 망망대해를 지나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바닥에구멍이 뚫려 자꾸만 바닷물이 세어 들어오는 망가진 배를 가지고서 거친 파도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서 늘 웃을 수는 없어도, 자연스레 미소 지을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이 곳곳에 나타나는 사랑이 있는 법이다. 물 몇 모금에 쉽게 떨칠 쓴맛의 사랑이 아니라면 그 사랑은 하루빨리 뱉어야 한다. - P183

이성이 감정을 통제하고,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하는 게 꽤 힘들다는 것은 말을 뱉어버린 후에야 알았다. 이미 나와버린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에 절망했다. - P193

속상함을 나타내려고 관계의 끝을 거론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 P194

인연을 유지하는 데에는 무릇 노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인연을 지키는 것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제때 밥을챙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들을 채워 넣는 것과 비슷하다. - P208

그런 그녀가 파혼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그 상황을렵게 견디고 있는 그녀의 고충을 전혀 공감해주지도 못하고, 신경 쓰지 않는 남자친구의 무심함 때문이었다. - P214

연을 끝내는 데에는 불륜을 저지른다거나, 폭력을 일삼는다거나, 도박 같은 극단적인 것만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남이 보기에는 무겁지 않은 문제들이 이유가 될 수 있다. 얇은 종이도 겹쳐지면 두꺼운 덩어리가 되고, 아주 작은흙도 모이면 큰 언덕이 되듯이, 작은 아픔도 크게 쌓이면 치명적인 상처를 만드는 것이다. - P216

인간관계 속에서 휘둘려보기도 하고, 다쳐보기도 하면서 내린 결론은 ‘단지 나와 오래 알고 있었다는 이유가 계속 그 인연을 유지할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내 속을 긁어놓는 사람이나, 은근히 나를 무시하는 사람은, 굳이 나를 괴롭게 하면서까지 친구라는 이유로 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친구가 아닌 그냥 아는 사람 정도로 지내는 게 자신을 위한 일이다. - P224

모른 척 넘어가고, 눈 한 번 감아준다고 해서 안타깝게도 내가 바라는 좋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 예상하는 것보다 사람들은 편안함에 빨리 익숙해지고, 고마움을 쉽게 잊는다. 그러니 거절하는 것이 조금은 껄끄럽고 불편한 마음이 올라오더라도 스스로를 위해서 용기를 내 볼 필요가 있다. - P227

살아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잘 해내고 있는 자신에게, 남이 주는 스트레스까지 가중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고운결을 가진 당신의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기 전에 작은 방어벽 하나를 쌓아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두에게 착할 필요도 없고, 모두에게 호의를 무조건 베풀지 않아도 된다. 아무에게나 당신의 그 예쁜 마음씨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이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라, 내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 P228

사람은 신체 나이가 가지고 있는 숫자만큼 정신도 성숙해지는 게 아니다. 정신이 갖는 나이는 시간이 지나기만 한다고해서 가질 수가 없어서, 실제 나이보다 정신적인 나이가 한참모자란 사람을 가끔 만나볼 수 있다. - P231

나에게 자꾸만 불쾌감을 주는 무례한 사람애게는 과감히 선을 긋고 충분한 거리를 둘 것. - P233

사실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정확히 가늠하기란 어렵다. 분명 나에게는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도가 지나친 것일 수도, 또 어떤 누군가에는 너무 부족하기도한 경우가 있다. - P235

모두에게 친절하고, 모두를 가까이 하지 않아도 된다.
적당히 가깝게, 적당히 멀게, 그렇게 당신의 삶을 살아가면된다.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 P237

마음이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 던진 말에 마음을 휘청이게 할 것 없다. 가짜 충고에 더는 속지 않아야 한다. - P238

우정이라는 단어는 내가 배웠던 것과는 다르게 피상적인 것이었다. 생각보다 사람의 마음은 유동적이며 가벼웠고, 나 역시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이라는 것은 기간제의 느낌이라고생각했다. - P245

조금은 무거운 게 좋다. 가볍게 친해지고 무겁지 않은 대화들로 편하게 지내는 관계보다, 내 아린 상처 한쪽 보여줄 수있고 생각 하나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좋다. 겉으로 웃고 있어pix야 해서 만나고 돌아오면 피곤해지는 사람들보다, 마음껏 울어도 되고, 웃어도 되는, 마음을 비출 수 있는 사람 한 명이 좋다. - P247

나도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사람을 만나서 가벼운야기를 나누는 시간보다 이왕이면 혼자서 책을 읽거나 글을쓰는 게 행복하다. - P254

모두 다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어떤 사람의 모습만이 맞는 것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다. 다양한 성격이 공존하듯 삶의 방식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내 생각만을 고집하는것도 나쁘지만, 다른 사람의 방식만을 동경하며 추구할 필요는없다. - P255

이 일로, 열네 살이었던 나는 여자의 삶이 고달프다는 의미의 뜻을 조금이나마 깨달았다. 힘든 이유는 여자라서가 아니라현실 반영이 없는 아둔한 전통과 지독한 고집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걸 느꼈다. - P275

나에게 묻기 전부터 질문의 답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 잘못된 그 행동을 그냥 넘기면, 앞으로의 날들에서 큰 폭풍이 올 것이라는 걸 느끼고 있을 것이다. - P278

글과 말은 다르지만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다. 내 생각을표출한다는 것인데, 그게 둘의 가장 매력적인 점이다. 특히 마음이 아프고 불편한 상황일수록 표현하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이다. 말이라는 도구를 사용해도 좋고, 글로 써도 좋다. ‘내가이야기를 꺼내서 갖고 있던 생각을 보여주면, 우리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을까. 나를 답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지금 내가 한 번 참으면 좋은 관계로 유지되는 데 도움 되지않을까.‘ 이런 걱정 때문에 억지로 참고 넘어가는 것이 진짜좋은 관계로 갈 수 있는 길은 막는 행동이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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