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 ; 가로등 불빛 아래 눈송이가 솜털처럼 춤을 췄다.노르웨이는 참 추운 나라다.가본적 없는 그곳을 요네스뵈로만 본다.어마 무지하게 춥고 눈은 자주온다.핏방울도 눈들이 전부 빨아 먹는다.어디서 본듯한 이야기.살인을 해결로 여기는 자가 사랑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이야기.그러나 이런 본듯한 얼굴도요네스뵈가 말하면전혀 새로운 얼굴이 된다.플롯은 꼼꼼하고 소재는 버릴 것 없다.이야기는 꾸준하다못해 성실하게 흐른다.자신을 멍청하다 부르는 똑똑하고 위태로운 자의 이야기기억력도 좋지 않고 (사실 좋다)이해력도 느리며 (사실 꽤 괜찮은 편에 속한다)이 책에선 주인공 올라슨의 지각능력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꽤 똑똑한 자가 타자에 의해 겪게된 학대와 자기 학대를 세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정신세계가 지니게 되는 정신 방어 체계는스스로를 무지하다 여기는 것일 수도 있다.실상은 더욱 위험한 것이었지만.운전도 못하고 매맞는 어머니를 보고 자랐으며 아버지가 싫고 그 피를 혐오하며사랑에 쉽게 빠지는해결사.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는게 이상하다.흉갑... 그걸 흉갑이라 부르는 줄 처음 알았다.난 그들 개개인에게 어떤 반감도 품고 싶지 않다.그저 그들이 틀렸다고 생각할 뿐이다.-9p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틀린 자들에게 반감이 생기는 게 아닌 그저 틀린 것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내가 살인으로 해결하는 해결사라면. 난 무지하게 죽여댔을거다.틀린 자들에게 반감을 가지니까.사람은 누구나 가끔씩 자기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고 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다. 아버지는 내게 어떤 기대를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건 아마도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리라. 엄마는 당신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돌보는데 능했다.-13p보통은 생각이란 걸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면 할 수록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22p때때로 좋은 일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나쁘기도 하다. 자, 그러니 똑똑한 포커꾼이라면 이 상황에서 좋은 패를 포기하고 손해를 감수하며 다음 판에 더 나은, 그리고 더 적절한 행운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23p그녀는 씩씩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은 무시해버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씩씩한 것이다. 나도 그렇다면 좋을 텐데.-54p나도 그렇다면 좋을텐데...씩씩은 가끔씩 우리가 세상에서 발견하는 보석이다.˝요즘에는 착한 심성이 영 돈벌이가 안 되죠.˝-55p그러게나 말이에요.상대를 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확실히 아는 것은 별개이고, 예전에 내 생각이 틀린 적도 있었다.-59p탐욕은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과 같인서 한쪽 길이 막히면 그저 새 길을 찾아내기 마련이다.-64p그것이 내 핏속에 흐르는 바이러스다. 아버지의 바이러스-9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