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은 좋아하지 않았다.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그들이 뭘 말하고 있는건지, 뭘 말하고 싶은건지두어마디의 대화끝에 살인이 옮아 붙었다정당하든 우발적이든 타당하든 어이없든레이먼드 챈들러의 글을 읽고선세상 이렇게 멋진 허세는 본 적 없다고 여겼다자신이 멋있는줄 알고있으나 애써 무시하는 척 하는 사립탐정어찌나 매력적인지.로런스블록의 글을 읽고선주인공보다 로런스블록이 좋아진다이 문장들. 생각들. 잡념들.재치와 섬세함은 이런식이어야 한다고우아하고 정갈하게 차려진다그래서 난 이제사 추리소설 읽는 방법을 깨우쳤다.작가의 글을 읽는것. 이 아닌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것. 이게 방법이다.세상 관망의 자세로 살아가는 내가이걸 깨닫기가 어찌나 힘들었는지.생일날 다 읽고 느낀 것 치고는 꽤 기념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