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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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

탕-탕-탕-탕-탕
지금은 삼월 초를 맞이한 베어타운의 어느 금요일이고 아직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25p

처음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밤에 진실을 토로했다.
‘나도 이게 그냥 시합이라는 거 알아, 미라. 알지. 하지만
여긴 숲속 한가운데 있는 마을이잖아 관광지도 없고 탄광도 없고 첨 단산업도 없고 있는 거라곤 어둠과 추위와 실업자들뿐이야. 뭐로든 이 마을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좋은 일 아니겠어? 당신 은 여기 출신이 아니지만. 여기가 당신 고향은 아니지만, 주위를 둘러 봐. 일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의회에서는 예산을 삭감하고 있어.
이곳 사람들은 강인하고 우리 안에는 곰이 살고있지만휘청거리기 시작 한지 한참 됐다고, 이 마을은 이겨봐야해.단 한 번만이라도 우리가 최고인 기분을 느껴야 해. 나도 이게 그냥 시합이라는 거 알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 늘 그런 것만은 아니야.‘

하키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다는,
스러져 가는 어떤 마을.
그 곳에도 대도시에 직장을 가진, 잘 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에겐 돈이 있고 그 돈에 기대어.
뭔가가 굴러간다.

63p
그녀는 딸 셋을 거느린 싱글맘이지만 이 열일곱 살짜리 아들이 제일 걱정이다. 미래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고 과거에 대해서는 너무 속을 끓이는 아이. 이보다 더 엄마를 암울하게 만드는 조합은 없다. 그녀의 아들 벤야민, 베어타운의 여학생들을너무나 쉽게 홀리는 싸움꾼, 그들이 지금까지 본 중에서 가장 잘생긴얼굴과 가장 슬픈 눈빛과 가장 거친 심장의 소유자. 그의 엄마는 그와 똑같은 남자와 결혼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 남자들을 기다리는 건 골치 아픈 문제들뿐이라는 걸 안다.

벤이에 대한 설명,
이걸 읽고도 이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76p

그들은 구구단도 외우지 못할 정도로 어린 나이였지만 서로 의지하지 못하면 팀이 아무 의미 없다는걸 알았다. 그건 별것 아닌 동시에 엄청난 일이었다. 나를 절대 버리지 않을 사람들이 있음을 안다는 건 말이다.

그럼.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난 아직도 믿지 않는다.
누군가가 날 버리지 않을 거란걸 믿지 않는다.
병신같이 굴면 천날을 침묵하는 매정함 속에 혼자 있어야함을 배우며 산 나는,
그런건 믿지 않는다.

87p

스포츠는 복잡한 인간을 낳는다.
자존심이 너무 세서 잘못은 인정하지 못하지만 팀을 먼저 생각할 만큼 겸손한 인간을 낳는다.

113p

인간은 들은 대로 달라진다.아나는 지금까지 줄곧 틀렸다는 말을 들어왔다.

211p

아이를 놓아주려면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모든 게 필요하다.



지금은 아니지만,
아마 내가 마야의 나이였을때
마야의 일을 겪었다면.

내가 작아지고 상처받을 일은 우주 전체였을 것이다.
왜 그 옷을 입었느냐고.
왜 그곳에 들어갔냐고.
왜 걔와 함께 있었느냐고.
경찰은 물론이고 엄마와 아빠도 내게 그렇게 물었을거다.
여느집이나 그랬을거다.
딸자식의 존재가 실망스러운게 아니라
그 시간 그 타이밍을 후회하여 되지 않는
가정법을 펼치다 그게 말로 나오기 쉬웠을거다.
그것도 안된단걸 그땐 안 가르쳤었다.
왜 그게 너였니. 란 생각이 말이 되면 안된단걸.

이 책엔 그런건 없다.
후회도 가정도 망설임도 없다.
세월은 바뀌고 인간들의 생각도 바뀐다.
분명 나아지고 있다.
올바름과 선이 있다면 선을 택하란 명제가,
내겐 구원이었다.
난 올바름과 그릇됨을 구별하지 못해도 선과 악은 기가 막히게 구별한다.
무지한 자들은 그렇다.

그래서 난 책을 읽으며 여러번 울었다.
책에 슬픈건지, 감동한건지 위로 받은건지.
무지한 자들이 이 책안에 우글대고
그들은 구원받는다.

내가 널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우는 부모와
이제 당신들이 다칠 차례라 미안하다 우는 자식과
내가 네 곁에 있지 않은 순간에 대해 미안하는 우는 친구가
있음에도 이 일은 쉽지 않다.
당연히 쉽지 않다.
아마 나였음 이미 엽총의 실탄이 내 몸에 있는게 쉽다 여겼을거다.
그래도
그럼에도
이런 일에서 살아온 자는,
용기를 배우고 좀 더 나은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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