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완독첫문장, 추우면 외로움도 깊어진다.글의 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도 마음에 들지 않기 마련인데이 책은 주인공은 마음에 들지 않고 책은 마음에 들어 작가가 마음에 쏙 들어온 책이다.외로움과 황망함이 어느 바보 인생의 결과물이라니 작가도 싫어한 주인공...근데 그럴 수도 있을 주인공 ... 7p예전에는 그 엄청난 재난으로 인한 절망과 분노가 너무 고통스러워 이제 그만 끝낼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비겁은 나를 따르는 충직한 동반자다.이런 사람이다.115p간결하고 직선적인 진실은 없었다.진술에는 언제나 망설임이 넘쳐났고 젊은 남자들은 자기가 아니라고 우겼다.122p˝무서워한다는 게 그걸 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지.˝130p죽어가는 사람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위해 필요한 양 이상은 먹지 않는다.166p˝우리 아버지예요.˝내 딸이 말했다.˝긴긴 세월이 흐른 뒤에 돌아왔지요.˝˝선한 사람은 언제나 돌아오지.˝167p˝남자는 자기에게 자식이 있는지 없는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언제나 알고 있지요.어쨌든 당신은 돌아왔어요.루이제가 기뻐하는군요. 내가 알아야 할 것은 그 사실 뿐이라오.루이제는 당신이 숲을 지나서 와주기를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어요.어쩌면 당신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동안 내내 이곳으로 오는 중이었는지도 모르지요.숲의 오솔길이나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자기 안에서도 길을 잃기 쉬운 법이라오.˝399p˝(중략) 다른 사람을 너무 깊이 파고 들어가면 우정을 잃을 위험이 있어요.˝집에 개미집을 이고 사는 섬의 노인은 자신의 모든 삶에서 도망다니다 끝무렵에 다다라 도망쳤던 것들과 마주한다.마주한 용기야 가상하지만그 젊은 시절. 애초에. 마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그가 외면한 부모. 직업. 실수. 사랑들을 향한 나의 아쉬움. 작가는 그를 향해 애정도 슬픔도 아쉬움도 없다.이런 인간이 있었어... 그래서 작가는 좋아지고 주인공은 싫어진다.개미집을 떼어내며 노인은 도망쳤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직시를 결심한다. 작가는 2010년에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로 가던 국제 구호선 안에서 이스라엘 해병특공대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게 더 소설같아서 몇 번을 다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