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불능 낙천주의자 클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구제불능 낙천주의자 클럽 1
장미셸 게나시아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이것은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우정에 관한 이야기고, 예술에 대한 이야기며, 사랑과 삶, 그 모든 것들을 믿는 낙천주의자로 사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완벽한 이 이야기 안에 완벽하지 않은 제각각의 삶이 등장하는 것은 필연적이지요. 각자가 지나온 삶은 그 자체로 거대한 물결을 일으키는 것이지만 지금은 그저 먼지처럼 흩날립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제멋대로 접점을 만들다 흩날리곤 합니다. 과거의 이야기자 현재의 이야기고 미래의 이야기기도 한 것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한 데 뭉쳐 인생이란 이토록 사소한, 장난 같은 우연이 엮는 거대한 운명의 실타래였다, 고 하는 불길한 예감을 하게 됩니다. 쓸쓸하고, 처연하고, 몹시도 아름답습니다.

 

사랑스러운 주인공 미셸. 이 쉼없이 흔들리고, 괴로워하고, 모든 것을 궁금해하면서 하나씩 확신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미셸. 미셸을 따라갑니다. 그가 머물기로 마음 먹은 '발토'의 클럽 회원들과 사랑에 빠집니다. 삶의 질곡을 지나온, 낙천주의자 친구들은 미셸이라고 하는 다음 세대를 함께 가꾸는 훌륭한 선배 집단입니다. 그들이 미셸에게 전한 말들, 소중한 이 말들을 적어봅니다.

 

 

어쩌다 우울한 기분에 젖어 자신의 고뇌를 드러내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퉁바리를 맞기가 십상이었다. "너는 네 문제로 우리를 따분하게 만들고 있어. 너는 살아 있잖아. 그걸 복으로 알고 살아." (1권, 127쪽)

"일상에 무관심해질 필요는 없어. 조금 거리를 두겠다고 생각하면서 살아. 그러면 어느 것도 너를 괴롭힐 수 없을 거야." (2권, 89쪽)

오늘날 나는 책을 읽고 잠을 자고 라디오로 콘서트를 듣고 파리 시내를 한가로이 거닐고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영화관에 가고 낮잠을 자고 동네 고양이들한테 먹을 것을 줘요. 그러다가 돈이 떨어지면, 그물코 사이로 슬그머니 들어가 번역 일거리를 얻거나 몸을 놀려 일을 하오. 살기 위해 최소한의 일을 하는 거요. 나는 평생에 걸쳐 지금보다 행복한 적이 없었소. 우리한테 정말 치욕스러운 것은 착취가 아니라 우리의 바보 같은 짓거리요. 잉여와 쓸모없는 것을 얻겠다고 우리가 서로 강요하는 속박 말이오. (중략)인간은 진화의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소. 그냥 일만 하는 자는 바보들의 왕이오. (2권, 147쪽)

 

그리고 사샤가 남습니다. 그는 갑자기 미셸의 마음에 들어옵니다. 미셸과 멋진 우정을 만들죠. 미셸은 사샤를 통해 사랑을 배우고, 예술을 알게 됩니다. 성도 모르고, 도통 사연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사샤. 클럽에서 배척당하는 그 사샤. 어쩌면 그 모든 것이 사샤의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남긴 말, 미셸에게 하는 그 아름다운 당부, 그것만이 가슴에 남아 크게 울리고 또 울립니다.

 

내 무덤에 놓을 마거리트 꽃 한 다발만 사고 나머지는 네가 가져. 나를 기쁘게 해줄 일이 하나 더 있어.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사서 나를 생각하며 들어줘. 그리고 아름다운 사진들을 찍어. 진짜 아름다운 사진들이어야 해. (2권, 467~468쪽)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