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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어떤 관계인가 ㅣ 비교신학 시리즈 11
스튜어트 괴츠 외 3인 지음, 윤석인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기독교의 입장에서 인간의 구성에 대한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뉜다. 그것은 이분설 혹은 삼분설이다. 전자는 인간의 본질적 구성 요소를 육체와
영으로 본다. 그리고 후자는 영과 육과 혼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기독교 외에 여기에 몇 가지를 더한다면 일원론과 이원론을 들 수 있다.
일원론은 인간을 지나치게 단순화 한 것으로, 인간을 하나의 단일체로 보는 것이다. 이원론은 이분설과 같이 인간을 영과 육으로 구분을 하지만 다른
면이 있다. 그렇다면 각각은 어떤지 먼저 이분설과 삼분설을 살펴 보고, 나머지 두 가지는 본 글의 말미에서 살피기로 한다.
이분설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물질과 비물질, 육체와 영으로 구성 되어 있는 존재로 본다. 따라서 삼분설이 지지하는 영과 혼의 구분은
무의미한 것이고, 영과 혼은 존재론적으로 같은 것으로 여긴다. 인간을 전인적 존재로 본다. 정통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이분설을 지지한다. 이
입장은 이 세상에서의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 및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후에 있을 부활과 그 뒤에 이어지는 새 하늘과 새
땅에 거할 인간의 체재((滯在))에 가장 잘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삼분설은 인간을 영, 육, 혼으로 구성 되어 있는 존재로 본다. 여기서 영과 혼은 각각 독립된 실체로 생각한다. 이들의 해석은
독특한데 육은 세상의 의식을 전달하고, 영은 신 의식을, 그리고 혼은 자아 의식을 전달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삼분설은 인간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반영 되어 있는 존재라고 여긴다. 인간의 구성을 지나치게 세분화 하는 삼분설은 인간을 분열적 존재로 만든다. 영과 혼의 구분은 감정과 의지의
충돌을 가져온다. 한쪽이 강조 될 경우 자칫 감정주의 혹은 경건주의로 치달을 수가 있다.
인간 구성에 대한 입장은 이상에서 본 것처럼 다양한데, (이상은 신학적 입장에서의 견해이고) 기독교 철학에서는 인간의 구성을 이상과는
다르게 바라본다. 그렇다면 기독교 철학은 인간의 구성을 어떻게 보는지 살펴보자.
'몸과 마음 어떤 관계인가'
본서는 신학적 입장보다는 기독교 철학과 과학적 입장에서 인간의 구성을 각각 주장한다. 어서너스 대학의 스튜어트 괴츠는 '실체 이원론'의
입장에 서 있다. 그는 영혼은 실체라고 말한다. 이 정의와 함께 스스로를 영혼이라고 믿는 신념은 근본적이라는고 말한다. 이러한 논지에서 나아가
데카르트의 이원론 등을 빌려 실체 이원론을 주장한다. 헌팅턴 대학의 윌리엄 해스커는 '발생적 이원론'을 주장한다. 그는 "일정한 종류의 성분들이
제대로 조합될 때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무언가가 생성(128p)" 된다는 뜻의 발생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 개념에 따라 그가 말하는
'발생적 이원론'은 "뇌와 신경계의 일정 구성과 기능의 결과로서 새로운 실체, ... 정신이나 영혼이 생겨난다(132p)."는 주장이다.
풀러신학대학의 낸시 머피는 인간을 물리적 존재로 보는 '비환원적 물리주의'를 주장한다. 그는 영혼을 배제하고 유기체의 적응성, 생물학적 결정
능력 등을 공식화 하며 물리주의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칼빈대의 케빈 코코런은 기독교 신앙의 신념과 자신의 철학적 관점을 이으며 '인격에 대한
구성주의'를 주장한다. 그는 "내가 스스로를 물질적인 영혼이나 영혼과 몸의 혼합물과 동일시하지 않으면서도 스슷로를 생물학적인 몸인 물리적 대상과
똑같은 것으로 믿지 않는다(265p)."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격과 물리적 실체의 수적 동일성에 관해 설명한다.
몸과 영혼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사색과 이해를 위해 이 책을 짚어든 독자라면 실망 할 것이다. 본서의 내용은 다분히 철학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네 논찬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기독교적 이해와 연결시키려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과 설명은 신학적 분석과는 명백히 다르다. 네
명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철학적 혹은 과학적 논증을 내세운다. 성경 해석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연역 및 추론은 전혀 없다. 따라서
그것을 기대한 독자라면 본서에 대해 크게 실망 할 것이다.
설령 그렇다 하여도 본서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얻을 것이 전연 없지는 않다. 본서의 내용은 솔직히 말해서 어렵다. 그렇지만 본서를 꼼꼼하게
읽는다면, 인간의 물질적 실체인 몸과 비물질적 실체 인격 및 자아 의식 등의 구성과 상호 연관성 등에 대해 숙고 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성경에는 언급 되지 않았고, 그리스도인들이 나아가지 않는 영역에까지 도약을 해보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면 본 글을 마무리 하기 전앞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나머지 두 주장을 간략히 살펴보자. 인간의 구성을 단순화시키는 일원론은 인간을 그저
다른 피조물과 같은 동물로 만든다. 이 견해는 정신은 물질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이 견해가 연장 되면 인간의 자아 의식과 의사 결정 등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단지 본능 혹은 자연적으로 프로그램화된 것의 결과가 된다. 따라서 이 입장에 따른다면 인간의 성스러움은 그 가치를 잃게 된다.
인간의 도덕과 사회 질서는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다른 주장인 이원론은 언뜻 보면 이분설과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분설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원론은 세계 전체가 서로 독립된 두 개의 근본
원리로 나누어져 있다고 여긴다. 예를 들면 빛과 어둠, 선과 악 등 세계는 대립되는 두 개의 실재로 존재한다고 본다. 그러한 구분 안에 따라
인간도 영과 육으로 나뉜다고 본다. 여기서 이분설과의 차이점이라면 이원론은 영과 육 또한 대립 되는 실체로 보아 육은 이 세상에 속해 있기에
악한 것으로, 육은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기에 선한 것으로 여긴다. 이것은 인간을 전인적 존재로 보는 이분설과 명백히 다르며 주로 이단 및
이교에서 나타나는 주장이다.
이상에서 인간의 구성에 관한 견해로 이분설과 삼분설, 그리고 일원론과 이원론을 살펴 보았다. 물론 그렇다고 네 개의 견해가 동시에
대립하지는 않는다. 주로 이분설과 삼분설이, 그리고 일원론과 이원론이 서로 대립한다. 어쨌든 인간의 구성은 신학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살펴볼
수가 있다. 각각의 설명은 인간의 근원고 그 실체 및 실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다.
서로의 대립각이 분명하기에 모두가 하나로 환원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 존재에 대해 누구든 어느 하나를 선택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여도,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견지하는 가운데 다른 주장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다른 주장을 잘 살펴보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있다. 그것은 다른 주장을 통해서 내가 보지 못하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인간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을 맛보리라는 것이다. 나아가 인간에 대한
경이로움을 통해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