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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하나 됨’과 교리의‘하나임’ - WCC의 비성경적, 반교리적 에큐메니칼 신학 비판
문병호 지음 / 지평서원 / 2012년 4월
평점 :
2013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제10회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시끌시끌하다. 그것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설전이 오가고 있다. 주로 보수 성향을 띄는 신학교와 교단은 반대를, 진보 성향을 띄는 신학교와 교단은 찬성 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보수, 진보 성향을 가진 교단이 반대와 찬성으로 명확하게 갈리지는 않는다. 보수 교단 중에도 WCC(World Council of Churches 세계교회협의회)에 가입한 교단이 있는가 하면 진보 교단에 속한 이라도 WCC를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WCC에 대한 반응이 보수와 진보에 따라 분명히 나눠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주로 보수 교단측에서는 반대를, 진보 교단측에서는 찬성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보수 교단은 WCC를 왜 그리도 반대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려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주장을 보면 될 것인데, 그 입장을 잘 드러내는 책이 나왔다.
'교회의 하나됨과 교리의 하나임'
본서는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에큐메니컬 운동(Ecumenical movement)의 협의체인 WCC를 반대하는 책이다. 왜 WCC를 반대하는지 그 의견을 뒷받침 하기 위해 WCC의 역사와 신학 등을 살피고 분석한다.
본문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서론, 2장은 WCC가 어떻게 형성 되었는지 그 역사를 알아본다. 그리고 그 성격을 살펴봄으로 정체를 파악한다. 3장에서는 성경론, 삼위일체론, 기독론, 교회론, 성례론을 바탕으로 WCC 신학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그 신학이 성경의 가르침과 어떻게 다른지 고발한다. 4장에서는 협의회임을 표방하면서도 교회의 정체성을 가지려 하는 WCC의 교회 일치 주장을 비판한다. 가시적 교회 일치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교회의 교회 됨은 무엇인지를 고찰하며 WCC의 협의회적 교제를 비판한다.
본서의 장점은 많은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WCC의 신학과 방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혹자와 같이 단지 정치적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 있는 학자로서 성경적, 바른 신학을 견지하며 그것을 필터로 WCC의 문제를 선명히 밝힌다는 게 이 책의 큰 장점이자 그 가치를 더한다고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저자가 바른 말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연 그 바른 말을 필두로 현실성 있게 행동에 나서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말하는 자가 따로 있고, 행동하는 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종교개혁가들과 그 후손들은 상아탑에 갇힌채 말만 번드르르하게 한 이들이 결코 아니었다. 바른 신학을 견지한 그들은 그것을 지키고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행동을 했고, 그에 따른 모든 불이익을 묵묵히 감수하였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말은 잘 하지만 그 말을 책임지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쉬운 길만 택한다. 본인을 포함하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어쨌든 저자는 상하탑에 갇힌 학자가 아님을 한 사례가 보여주기에 앞으로 그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독자는 본서를 통해 WCC의 문제점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역사와 신학을 통해 WCC의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보게 될 것이다. 저자는 단지 정치적 입장에서 WCC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진정한 학자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로 바른 신학을 바탕으로 그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독자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그 비판을 통해 WCC의 문제점을 알고, 반대로 어떤 게 바른 교회의 일치됨인지 알게 될 것이다.
1948년에 창립 된 WCC는 그 용어가 말하듯이 '세계교회협의회'이다. 이는 '초교파 기독교 연합 단체'라고 할 수 있다. WCC는 에큐메니컬 운동(Ecumenical movement)을 바탕으로 결성 되었다. 에큐메니컬 운동은 선교적 목적으로 결성된 신학 운동인데,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모든 교회가 협력하여 선교 현장 및 사회, 정치, 문화, 경제에서 복음의 실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바탕으로 탄생한 WCC는 세계 교회의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 좋은 단체로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추구하는 협력에 있다.
WCC는 교회의 사명을 추구하기 위해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협력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교회의 하나됨을 지향하고 있다. 교회의 하나됨을 추구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교리적으로 하나가 되는가에 있다. 성경에서 도출한 바른 교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WCC는 이 근본 원리를 무시한 채 모든 교회, 성경적 교회와 교회답지 않은 교회를 모두 하나로 단지 가시적 일치를 추구하는데 문제가 있다.
더욱이 WCC는 모든 종교 안에 구원이 있음을 인정한다. 열린 대화를 통해 다른 종교와의 연대를 꾀한다. 간단히 말해서 WCC는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WCC 관계자들은 그것을 거부하지만 그들의 지향점은 다원주의가 아니라는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들은 교회와 종교의 하나됨에 가장 큰 장벽인 교리를 제거한 채 단지 가시적 연합만을 꾀한다. WCC는 연합을 핑계로 스스로 교회됨을 거부하고, 기독교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하나, WCC 관계자는 "WCC가 용공이나 다원주의라고 한다면 거기 가입된 교단 역시 용공이고 다원주의여야 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특집 좌담 '한국교회와 WCC 부산총회', CBS TV)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궁색한 변명이다. 물론 WCC에 가입한 모든 교단과 그 교인들 전부가 용공과 다원주의자는 아니다. 그러나 WCC에 협력하는 이상, 설령 그 사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교단은 WCC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 동의하던 동의하지 않던 결국 한통속이 되는 것이다. 내가 직접적으로 도둑질을 하지 않더라도 도둑질을 도우면 공범자가 되는 것과 같다.
WCC는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그 목적대로 계속 나아간다면 종국에는 배교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사명을 수행한다는 허울 좋은 핑계로 성경을 붙든 하나됨이 아니라 외형적 하나됨만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결국 다같이 배교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교회는 성경을 바탕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성경을 발판으로 하지 않는 교회의 하나됨은 연합은 할 수 있을지라도 결국에는 교회의 정체성은 상실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리의 하나됨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