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이 땅에 낙원을 건설하는 게 가능할까? 19세기, 그리고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과학 문명은 사람들에게 황금문명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2번에 걸친 세계 대전으로 그런 기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전쟁은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는 낙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낙원을 꿈꾸고 있다.

 '멋진 신세계'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중 한 권인 본서는 이 땅에 건설된 미래의 지상낙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배경이 되는 사회는 인간의 출생에서부터 삶에 이르기까지 과학과 기술로 완벽하게 통제 및 조절되는 사회이다. 그 안에서 인간의 행복과 자유가 보장된다. 그러나 사회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구역이 있으니 인디언들이 사는 곳이다. 인디언들은 야만인들이라 불리며 소위 문명권에서 벗어난 생활을 한다. 가장 주요한 차이는 출생이다. 전자의 사회에서는 컴퓨터 통제에 의해 인간은 모태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시험관 병에서 수정되고, 자라며 태어난다. 반면 비문명권에 사는 인디언들은 모태에서 자라고 난다. 이러한 차이는 전자의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차이는 여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 등에서도 나타난다. 문명권에서는 두려움과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소마'를 마신다. '소마'를 통해 행복과 쾌락의 상태에 빠진다. 반면 비문명권에서는 술로 대신한다.
 '멋진 신세계'를 통해 인간의 행복과 자유 등을 생각해 본다. 과연 통제된 사회 안에서 누리는 행복과 자유를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 고독조차 마음대로 누릴 수 없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 야만인 존은 자유를 갈망하며 고독을 즐기길 원하지만 그가 고독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는 가는 곳마다 동물원 원숭이 취급을 받으며 그가 원하는 자유를 방해 받는다. 그는 통제화 된 사회체제에 불만과 의문을 품으며 그 체제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한다. 통제된 행복과 자유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을 품는다. 독자인 우리는 그를 통해 한 인간은 결국 체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순응을 거부하면 결국 갈 곳은 막다른 곳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다수와 다른 눈과 사고방식은 결국 그들과 어울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일정량의 자유를 포기해야 얼마만큼의 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세상을 완전한 세상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인간의 야무지지만 교만한 꿈은 절망 가운데서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 대전에도 불구하고, 더욱 발전하고 있는 과학은 지상낙원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음을 또 다시 희망을 갖게 한다. 세계 단일 정부를 꿈꾸는 어떠한 무리들은 지상낙원을 꿈꾸며 차근차근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멋진 신세계'와 같은 자유와 행복마저 통제된 사회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지난 역사에서부터 교훈을 얻어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허황된) 노력을 하고 있다. 과연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 지구상에 낙원을 건설할 수 있을까? 아마 신이 있다면 바벨탑을 무너뜨렸듯이 언젠간 또 다시 인간의 꿈을 무너뜨릴 것이다.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낙원이 건설 되거나 또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또 다시 그 꿈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앞으로 인간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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