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변화시키는 성경의 힘
제이 E. 아담스 지음, 송용자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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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전 학교에서 '목회상담학'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본인은 목회로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명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 언젠가 준 사역(?)은 할 가능성이 있기에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 수강을 했다. 목양을 위한 상담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한 아름 품고 수업에 임했다. 결론적으로 그 수업은 심리상담학을 다루었다. 가르치시는 교수님은 목사이면서 동시에 오랜 시간 동안 심리상담을 한 심리상담사였다. 따라서 그분의 상담 노하우와 심리상담의 측면에서 수업 내용은 탁월했다. 하지만 수업 내용과 방향이 내가 기대했던 성경적 상담과는 거리가 너무도 멀었기에 수업 내내, 그리고 종강 후에 큰 아쉬움이 들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성경의 힘'

 본서는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 신학원 심화 연구 책임자로 있는 제이 아담스의 성경적 상담학서라고 할 수 있다. 정통 개혁주의를 지향하는 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있는 저자의 이력만 보면 본서에 무언의 큰 기대(?)를 하게 된다.
 본서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성경적 상담을 위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성경적'이라고 한다면 그 초점이 분명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지향하는 '성경적 상담'은 성경의 특성 중 특히 '성경의 충분성'을 바탕으로 한 상담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서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딤후 3장 16절)

라는 성경 말씀을 굳게 믿고 확신하며 성경에서 말하는 대로 피상담자의 변화를 유도하는 상담이라 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저자가 주장하는 성경적 상담은 피상담자가 그리스도를 닮게 만드는 것을 목표한다. 상담과 변화의 모든 과정에서 상담자와 피상담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성령님의 통제가 있어야 함을 역설한다. 성령님은 과정을 이끄시는 본질적인 분임을 주장한다. 저자가 지향하는 상담은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상담의 방법, 본서에 제시하고 있는 그 과정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면 위에 성경 말씀에 근거한 과정에 따라 상담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즉 1단계 교훈, 2단계 책망, 3단계 바르게 함, 4단계 의로 징계하고 교육하기라는 방법으로 상담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일련의 방법에 따라 단지 피상담자의 행동이 아니라 내면의 삶이라는 실질적 변화를 꽤한다.
 본서가 지닌 한계점이 있다면 성경적 상담을 위한 구체적 안내서 혹은 지침서가 아니라 개론서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지향점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으나 저자가 제시하는 성경적 상담을 알고, 습득하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다. 동시에 그렇기에 이것이 정말 우리가 지향하고, 대안이 될 수 있는 그 성경적 상담(?)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다시 말해서 상담자가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상담과 환경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더 많은 사례 제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한 권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성경적 상담의 전부를 배우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저자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는 (번역되지 않은) 저자의 다른 많은 책들을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성경적 상담'의 한 유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비성경적 치유상담 및 일반 학문 영역에서 통용되는 심리학이 교회에 들어와 성경적 상담인 것처럼 거짓 행세를 하는 지금, 이 책은 그것들의 대안과 더 나은 상담 방법을 제시한다. 단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오늘의 일반 상담을 사용하는 교회 상담과 달리 저자의 성경적 상담은 피상담자가 그리스도를 닮게 하는, 결국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는 변화를 꽤한다. 이점에서 다른 목회상담과 분명한 차별이 있고, 더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서 살짝 언급 했듯이 오늘날 목회상담 혹은 기독교 상담을 보면 참으로 한탄스럽다. 기독교적인 상담인 듯 행세하지만 사실은 그저 세상의 일반 학문 영역에서 사용하는 심리사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것이 기독교에 어울리는 상담일까? 교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내적치유나 전인적치유 등의 영적 치유 세미나 및 상담을 보면 의심과 안타까움은 더욱 커진다. 물론 그러한 방법들을 통해 치유 받은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든 분명한 사실은 그러한 방법들은 성경이 지향하는 방법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생활과 영의 모든 문제는 성경 한 권만 가지고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성경의 가르침과 경책을 통해 인간은 변화 받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갈 수 있다.물론 여기에는 인간의 개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지만 오늘날 교회의 비기독교적인 방법들은 성경은 아예 옆으로 밀어둔 채 인간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단기적 변화만을 추구한다. 이것이 아무리 당장은 유용할지라도 잠깐의, 그리고 얕은 외적 행동의 변화에만 도움이 될 뿐이다. 내면의 문제와 삶의 변화는 오직 성경을 통한 성령님의 도우심만으로 가능하다.
 그리스도인의 모든 문제는 성화와 관련이 있다. 그리스도인이 겪는 내면의 아픔과 잘못된 습관 및 행동 등은 인간의 죄인 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첫 사람의 죄로 인한 모든 인류의 타락, 다시 말해서 전적 부패로 인한 태초에 지음 받았을 때 가졌던 온전한 인간성의 상실, 여기에 더하여 사탄의 미혹과 인간 스스로의 욕심 등으로 인간의 모든 갈등과 문제가 일어난다. 따라서 우리가 겪는 모든 어려움과 문제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성화의 과정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즉 그리스도를 닮는, 하나님 형상의 회복을 위한 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기독교적인 상담이라 할 수 있다. 바꿔 말해서 기독교 상담은 피상담자의 단기적 행동과 내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성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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