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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신학
서철원 지음 / 총신대학교출판부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기독교의 지난 2천년의 역사에서 성령님은 계속 외면 받아 왔다.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쟁과 논의가 있었지만 성령 하나님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한 세기 전에, 드디어 성령 하나님에 대한 논의가 시작 되었다.
본서는 한국 개혁주의 신학의 맥을 잊고 있는 서철원 교수의 책이다. 저자가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주제는 '성령'이다. 정확하게는 오순절 운동이 말하는 성령 세례 및 성령의 사역과 개혁신학에서 말하는 성령 세례 및 성령의 사역을 대조 분석한다. (여담이지만 본서의 제목이 '성령론'이 아니라 '성령 신학'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성령에 관한 제한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본서는 '성령론'이 아니라 '성령 신학'이라는 제목이 참으로 적확하다.)
본서에서는 오순절 운동의 주요 교리이자 큰 특징인 성령 세례와 성령의 몇 가지 사역을 개혁신학과 비교하며 반박한다. 약설하면 오순절 운동은 중생 후에 일정한 조건들의 이행으로 성령 세례, 성령을 받는 것으로 주장하지만, 개혁신학은 성령 세례, 성령을 받는 일은 전적으로 믿음을 통해, 곧 은혜로 받는다고 말한다. 특히 오순절 운동은 그러한 성령 세례의 분명한 징표로 방언을 이야기하지만, 개혁신학은 방언을 은사의 하나로, 정확하게는 현재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는 성경 계시의 완성과 함께 소멸된 은사로 본다. 그 외에 오순절 운동은 성령 충만을 물잔에 담긴 물과 같이 줄었다 채워졌다 하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개혁신학은 성령 충만을 성령의 지배 및 성령의 인도로 이해한다.
이상과 같이 본서는 오순절 운동과 개혁신학의 성령에 관한 몇 가지 이견들을 검토하며 성령에 관한 바른 이해를 정립한다. 개혁신학의 입장에서 씌어졌기 때문에 오순절/은사주의나 웨슬리안 입장에서는 편파적으로 보이고, 재반박의 여지가 있겠지만 개혁주의 입장에서는 교과서적으로 간명하게 잘 씌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오순절 운동으로 인해 성령님에 대한 교회의 집중과 논의가 시작 되었다. 이 말은 성령님에 관한 공통된 지식과 합의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성령님에 관한 몇 가지 문제는 여전히 논쟁 중이고,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그로 인해 교회에 혼란과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오순절/은사주의의 성령 세례 및 은사 문제와 신사도운동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일부의 자칭 선지자들이 성경 계시에 대한 몰이해와 성경 해석의 오류로 잘못된 지식을 전파하며 성도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은 성도들을 구원의 길에서 점점 멀어지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속히 성령님에 관한 바른 이해와 지식 및 합의가 도출 되어 바른 길을 분별하여 그 길로 이끌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