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란 무엇인가?
가이 워터스 지음, 신호섭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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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신교는 칭의를 매우 중요시한다. 그것은 구원의 핵심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죽 했으면 루터가 칭의를 "교회가 서고 넘어지는" 것이라고 했을까? 물론 개신교단마다 강조점이 다르다. 예를 들면 루터파는 칭의를, 장로교는 하나님의 주권을, 그리고 감리교는 성화를, 순복음은 성령세례를 중요시 한다. 이렇게 교단마다 강조점에 차이가 있지만 동일한 점은 칭의를 구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본다는 것이다.
 칭의는 구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구원에서 칭의를 뺀다면 구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일각에서 이 칭의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칭의에 대한 전통적 관점에 문제를 제기한 무리가 등장했다. 바로 바울의 새 관점(New Perspectivie On Paul) 학파이다.
 영국의 성공회 신학자인 샌더스(E. P. Sanders), 제임스 던(James. D. G. Dunn), 라이트(N. T. Wright)를 필두로 한 이 무리는 1세기 유대주의에 근거해서 바울의 서신과 신학을 재해석하고 있다. 그러한 근거에 따라 그들은 전통적 구원관인 이신칭의를 거부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개신교의 핵심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자칫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칭의란 무엇인가?'

 본서는 칭의에 대한 도전에 맞서 칭의를 변론 및 정리하고, 그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한 책이다. 저자인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의 교수인 가이 워터스(Guy Waters)는 이 책에서 칭의의 왜곡에 철저히 맞선다. 그는 칭의의 정의, 그것의 적용을 간략하지만 핵심적으로 다룬다. 전통적 칭의론을 다시 한 번 명확히 정리하고, 단호하게 강조한다. 그리고 새 관점 학파의 주장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반박을 펼친다.
 칭의는 너무도 당연시 되었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기에 종교개혁 이후 교회사 및 신학사에서 그에 대한 논의와 언급은 거의 없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불거진 새 관점학파의 문제 제기는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칭의로 집중시켰다. 이 책 한 권이면 칭의의 핵심을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새 관점학파가 제기하는 문제와 그들의 오류를 살펴볼 수 있다. 국내에 출간된 칭의 관련 책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 뷰캐넌(James Buchanan)의 ‘칭의 교리의 진수’와 더불어 본서를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왜 칭의인가? 종교개혁 이후 암묵적으로 동의 하고, 당연시 하던 칭의를 왜 논쟁점으로 부각시키는 것일까? 물론 새 관점학파가 칭의를 콕 집어서 그것 하나만을 거론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예수 세미나’의 ‘역사적 예수 탐구(A Quest of the Historical Jesus)’의 연장인 '세 번째 탐구(third Quest)'의 한 과정에서 각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예수와 1세기 유대교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 신약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 일환(1세기 유대교의 재해석)으로 바울 서신에 나타난 바울 신학을 재추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칭의가 거론 되었을 뿐이다. 그것이 보수신학자들을 불편하게 했기에 논쟁이 된 것이다.
 어쨌든 칭의 문제는 새 관점학파 덕분에(?) 새삼스럽게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들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기에 한편으로 소홀히 여기던 칭의를 다시금 관심 받게 하고, 그 중요성이 부각되도록 만들었다. 새 관점학파에 의한 칭의 논박이 미국에서는 마무리 되어가는 듯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한 발 늦게 이제서야 논쟁의 초입에 들어섰다. 앞으로 그 문제가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개인적으로는 칭의에 대한 전통적 관점이 거부되거나 변형(?) 될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본인의 생각이야 어떻든 라이트를 지지하는 국내 소장파와 전통을 고수하는 또 다른 소장파 사이의 대결의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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