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지구적 종말에 관심을 쏟는다. 그 이유는 아마도 종말은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종말을 바라지 않는다. 대신 필연적으로 영생을 원한다. 인간의 생명에는 끝이 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한다. 이러한 열망이 종말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역사 속의 종말인식' 이 책은 지난 종말의 역사, 초대 교회부터 서기 2천년 까지 서구 역사 상에 등장 했던 종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담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종말에 대해 어떻게 인식 했는지를 중심으로 다루며 그 외의 인식도 포함하고 있다. 변방종교나 사이비 종파들이 종말에 대해 어떻게 접근했고, 세속 차원에서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 했는지도 함께 다룬다. 또한 과학자들과 문학 작가들의 견해도 담고 있다. 특기 할 만한 점은 저자의 견해는 배제한 채 객관적 서술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종말론에 대한 비평을 하지 않는다. 독자 스스로 평가 할 수 있도록 역사가의 객관적 입장을 견지한다. 대신 책을 마무리하기 전에 저자는 균형잡힌 조언을 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지난 2천년의 역사 동안 종말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 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조망 할 수 있다. 종교, 세속, 과학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종말에 대한 인식들을 지각 있게 살펴 볼 수 있다. 이것은 종말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 시대의 우리는 개인적 입장과 종교적 입장 모두에서 종말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방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현재 대두되고 있고, 또한 대두 될 또 다른 종말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판단력을 제공 받고, 그에 대한 균형을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종말에 대한 관심은 어느 시대에나 늘 있어 왔다. 그런데 유독 어느 특정한 시대에 그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집착을 보일 때가 있었다. 예를 들면 한 사이비 종교는 1999년에 지구가 멸망 할 것이라며 크게 호들갑을 떨었다. 여기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한 몫을 하였다. 지구가 정말 멸망 할지도 모른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 되었으나 우리는 멀쩡히 살아있다. 그럼에도 종말론은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그것에 매번 속고, 거짓으로 판명 났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종말론에 관심을 갖는다. 과연 지구는 정말 멸망할까? 답은 "아무도 모른다." 어떠한 인간도 그에 대한 답을 분명히 말할 수 없다. 인간에게는 그럴 권한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오직 현재를 살 권한만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는 특별히 종교적 해석과 입장은 배제한 채 보편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지구 멸망에 관심을 갖기보다 자신의 현재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한한 존재인 나에게 들일 시간도 부족한데 지구 멸망에 관심을 두고 시간을 빼앗겨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