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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섭리 ㅣ IVP 조직신학 시리즈
폴 헬름 지음, 이승구 옮김 / IVP / 2004년 7월
평점 :
신을 논하는 신학적인 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유신론(Theism)과 무신론(Atheism)이 있다. 유신론은 신이 이 세상을 창조하며 다스린다고 주장하고, 무신론은 신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 외에 범신론(Pantheism), 만유재신론(Panentheism), 이신론(Deism),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 등이 있다. 범신론은 세계 밖의 초월 신을 인정하지 않고, 신을 세계와 동일시 하여 만물에 신성이 깃들어 있다고 본다. 만유재신론은 범신론과 비슷한 것으로 만물이 신(神) 속에 내재하나 신은 세상 이상의 존재로 본다. 그리고 이신론은 신이 세계를 창조한 뒤에는 직접 세계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지적설계론은 과학적인 이론으로 지적인 존재의 설계에 의해 이 세상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상으로 살펴본 주장들 중 어떠한 주장은 신을 긍정하고, 또 어떠한 주장은 신을 부정한다. 반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중도적인, 모호한 입장도 있다. 각각이 주장하는 바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이 세상의 형성과 진행을 규명하려는 노력 그 자체는 동일하다.
'하나님의 섭리'
여기서 '섭리(Providence)'라는 말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역사 등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서 섭리란 하나님이 이 세상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예정하시고, 계획하시며 진행시키시는지, 즉 그분의 의지와 결단을 가리킨다. 이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대변되며 그분의 허용과 책임 및 은혜, 아울러 인간의 책임을 포괄한다.
이 책에서는 세 가지 섭리관을 논한다. 그것은 '위험을 무릅쓰는' 섭리관, '위험 없는' 섭리관, '중간지식'이다.
가장 먼저 '위험을 무릅 쓰는' 섭리는 자유의지의 변증이라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이것은 비결정론으로 "인간이 자유롭다면 하나님은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옳은 것만 행하도록 창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비결정론적 자유의지는 인간의 인격과 책임의 필수조건으로 다음을 주장한다. "하나님은 미래 일의 진행에 대해 전문가적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님 자신도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위헙 없는' 섭리관은 결정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의미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들이 결코 죄를 범하지 않게 하시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저자의 의견에 의하면 "성경 자료에 공정하고, 모든 사건을 포괄하는 하나님의 목적 있는 인도하신으로 섭리를 이해하는 고전적 기독교 사상에 충실"하다.
마지막 '중간지식'에 의하면 "하나님은 자신이 무엇을 행할지 아실 뿐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이 처해 있는 모든 가능한 상황 중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신다." 이것은 위에 두 섭리관 사이의 중간적 견해로 '위험을 무릅쓰는' 섭리관과 '위험 없는' 섭리관 둘 다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것이 가진 모호성과 비정합성 때문에 제대로 설 수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는데 있어 '위험 없는' 섭리관, 결정론적 섭리관을 지지한다. "하나님은 미래를 모두 아시는 분이 아니기에 위험을 무릅쓰시면서 활동하신다"는 섭리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위험 없는' 섭리관의 타당성을 전개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기도, 인간의 자유와 책임, 세상의 악 등에 대하여 '위험 없는' 섭리관을 통해 그 답을 알아본다. 이 책은 하나님의 섭리와 관련된 현대의 이슈들을 복음주의적으로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그분의 섭리와 오늘의 문제를 연결 지어 생각하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세상에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신은 이 세상에 관여 하는가? 관여한다면 어디까지 어떻게 관여 하는가?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와 관련된 문제로 섭리는 곧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역사하심을 규명한다. 오늘날 이 세상에 벌어지고 있는 만연한 악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해답을 섭리가 제공한다. 섭리는 하나님을 이해하는 틀을 마련해 준다. 따라서 이 섭리를 이해하면 하나님과 이 세상의 존재와 형성을 이해하고, 이 세상의 불합리한 일들의 원인과 이유를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