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교회 바로 알기 잘못된 기독교 분별 시리즈 1
D. A. 카슨 지음, 이용중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일반적으로 한 사상은 이전 시대의 사상에 대한 반동으로 탄생한다. 이전 사상의 부조리나 모순 등을 지적하며 그것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 사상이 제시 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따라서 그러한 불완전성으로 말미암아 인간이 제시하는 사상 또한 불완전성을 내포한다. 더욱이 인간은 정형화된 틀에 꼭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한 사상은 모든 것을 설명 할 수 없고, 제한 할 수 조차 없기 때문에 항상 참일 수 없다. 그렇기에 그것은 또 다른 사상에 의해 뒤집어지게 마련이다. 즉 지난 시대의 사상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오늘의 사상이 다음 시대에도 존속 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 할 수 없다.

 교회는 변할 수 없는 존재이다. 교회는 사상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시대 정신으로 움직였다면 시대마다 변하는 사상을 따라 그 모습이 수 없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 모습이 바뀔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바뀌지 않는 교회의 모습이란 그 외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쉽게 말해서 세상에 대한 인식, 즉 세계관을 말한다. 

 교회의 세계관은 진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결코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의 내적 양식과 행동 양식은, 이것 또한 진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시대 양식의 영향을 받는다. 어제나 오늘이나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시대의 문화 양식에 따라 예배당의 건축 양식, 교회를 구성하고, 가동시키는 시스템 등은 변한다. 전통에 의해 이것들이 일정부분 제한되긴 하지만 시대 양식의 영향을 다량으로 받아 조금씩 변화한다.

 오늘날 교회의 양식은 불과 한 두 세대와 비교하여도 크게 변화 했음을 알 수 있다. 내적으로는 찬양과 예배가 변하였다. 록으로 대표되는 오늘날 세상의 음악의 영향을 받아 교회의 찬양 스타일과 내용이 바뀌었다. 예배를 하나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맞춤으로 열린 예배, 구도자 예배 등 예배의 형태가 다양하게 바뀌었다. 특히 교회는 뉴에이지의 영향으로 관상기도, 각종 신비주의 예언 등 다양한 영성 훈련을 통해 개인의 영적 능력을 고양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교회는 이렇게 시대 양식을 적극 도입하여 내외 양면으로 바뀌고 있다. 좋게 본다면 발전이지만, 전통에 비추어 본다면 변질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의 급격한 변화 중 가장 주목 할 만 한 최근의 변화는 아마 이머징 운동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아직 명확한 형태를 띠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정확히 말을 할 수가 없다. 이것의 중심 기조가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그러나 전통적 시각에서는 그것을 무척 우려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의 주창자들이 교회의 1차적 관심을 하나님이 아닌 인간에게 두도록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들은 하나님을 추구하는 것 같으면서도 실은 인간에게 집중하는 교묘한 눈가림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걱정스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조직신학이 시사하는 바처럼 기독교의 1차적 관심, 기독교의 중심은 신론, 즉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없다면 인간도 없다. 하나님은 스스로 계신 분이기 때문에 사실 인간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존재이기 때문에 반드시 하나님이 필요하다. 인간은 하나님을 떠나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이와 같은 인간의 관심을 하나님으로부터 떼어 놓는 이머징 운동은, 그 추이를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일단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 대해 간략히 평을 하고 이 글을 끝맺고자 한다. 이 책은 국내에 몇 안 되는 이머징 운동 관련 서적이다. 이머징 운동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돋보인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머징 운동과 이머징 교회는 아직 명확한 형태를 띠고 있지 않다. 그것의 성향과 그것이 추구하는 바를 현재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지금까지 드러난 이머징 운동의 모습을 놓고 더욱 철저하고, 심도있게 분석한다. 그만큼 이 책은 어렵다. 이머징 교회에 대한 뚜렷한 형태와 이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면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좀더 수월 할 것이다. 하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머징 교회의 윤곽을 서서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예비적 고찰로써 머리를 싸매고서라도 이 책을 살펴볼 필요와 그 가치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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