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박근영 지음, 하덕현 사진 / 나무수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한다. 누구도 자신의 삶을 예측할 수 없다. 더 나을지, 더 나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때론 불안에 떨며 미래를 걱정한다. 누구는 그렇기에 기대하며 즐기며 산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막함 속에서 시름으로 산다.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차례에 담긴 사람들의 직업을 보고 한 가지 편견에 사로잡혔다. 등장인물들이 거의 다 예술, 예능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었다. 그 분야의 직업은 다른 분야의 직업과는 차별화된 특별한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던 나였다. 때문에 그들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고, 특별 할 것이라 여겼다. 헌데 내 예상은 정확히 맞았다. 다른 의미에서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11명의 사람들의 삶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삶을 살았고, 살고 있다. 그들은 남다른 인생의 굴곡을 가지고 있다. 방황, 반항, 고독, 아픔, 슬픔, 굶주림... 아무나 쉽게 겪지 못할 일들을 겪은 이들이다. - 그렇다고 모두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 더욱이 그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걱정 가운데서도 과감히 개척 했다. 새로운 곳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직업이 그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의 과정, 그것에 임하는 자세가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삶을 하나하나 엿보고 있자니 내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지금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너무나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다. 인생을 너무 허비하고 있다. 물질적으로 부요한 집에서 태어나지는 않았다. 여느 집처럼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극심하게 어려운 적은 없었으니 나름 안정적인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삶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줄곧 현실에 안주하며 하릴없는 삶을 살았다. 도전도, 야망도 없는 그렇다고 현실을 유지한 것도 아닌 남들보다 뒤쳐지는 삶을 살았다. 결코 나의 환경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삶은 내 것이기에 나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음을 안다.
 내 삶이 다른 이들의 삶과 같을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이 심한 굴곡을 거쳤다고 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이 온갖 풍요를 누렸다고 부러워 할 필요도 없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이기에 내가 개척하는 것이고,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까지 개척하지도, 책임지려 하지 않았기에 내가 누린 모든 것이 사치로만 느껴진다. 배부른 돼지로 살았던 내 자신이 한없이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내 삶은 나의 것이다. 언젠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할 말이 없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지금까지는 그러한 삶을 살았지만 앞으로 그런 삶을 살지 않으면 그만이다. 당당한 삶을 살고 싶다.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보고, 갖고 싶은 걸 다 갖는 삶이 아니라 다만 나의 살아 있음을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처럼 살아도 죽어 있는 것과 같은 삶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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