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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ㅣ 막스 베버 선집
막스 베버 지음, 박성수 옮김 / 문예출판사 / 199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의 가치는 역사성에 있다. 시대가 변하여도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그러나 고전은 배경지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으로 인해 기피 대상이 되었다. 그 가치는 그것이 꼭 필요한 자만의 전유물이 되었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유명한 고전의 하나로 막스 베버의 대표적인 저서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를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논한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에서 서구 근대 자본주의 발전의 기원을 찾는다. 그는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소명의식과 노동을 연결한다. 프로테스탄트의 소명의식에 의한 노동이 자본주의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흥미로운 역사 해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모든 사상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모든 사상은 시대의 변혁을 위해 태어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상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변질되게 마련이다. 그 가치를 잃고, 더 이상 쓸모없는 퇴물이 된다. 자본주의의 시작을 프로테스탄트의 소명의식과 그로 인한 신성한 노동이라고 보는 베버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이제 더 이상 자본주의가 아니다. 작금의 자본주의의 목표는 노동, 곧 금욕적 직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윤리를 지배하고 있는 돈이다.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그 시초에서 많이 멀어졌다. 이제 자본주의의 최고 목표는 더 많은 돈의 획득이다. 돈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었다. 돈은 권력이고, 황금률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돈에 의해 움직이고, 돈을 따라 형성된다. 한 사람의 성공은 돈의 많고 적음으로 평가 받고 있고, 그것이 적은 사람은 실패자로 취급 받는다. 모두의 머릿속에는 돈으로 가득 차 있다. 이제 그것은 창조주를 넘어서는 절대 우상이 되었다.
자본주의의 변질을 어떻게 봐야 할까? 단순히 시대가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는 관점에서 봐야 할까? 아니면 또 다른 변혁을 추구해야 할까?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자본주의의 몰락을 가져오는 또 다른 사상(혹은 시스템)이 등장할지, 자본주의가 다른 옷을 입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오늘을 살면서 현재에 충실 하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 단 돈의 노예가 되기를 자처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본래 정신이 무척 그리운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