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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Grammar! 이츠낫 그래머 - 말하고 쓰려면 문법부터 다시 하라
정재영 지음, Time E-Lab 기획 / 타임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현재 국내에는 영어 열풍이 한창 불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 열풍이 영어의 네 가지 스킬 -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 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험 점수를 잘 받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됐다. 영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이지 그렇게 단순히 사용 할 도구가 아니다. 물론 그 당사자에게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쨌든 영어 열풍이 근본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영어 공부에 들이는 시간이 엄청남에도 영어로 말도 못 하고, 글도 못 쓰는 어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오로지 읽기만 조금 될 뿐이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어떻게 하면 영어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어떠한 교재를 사용해야 영어 실력이 늘어나는지 궁금해 한다. 시중에 영어 공부를 돕는 책이 너무도 많고, 공부 할 시간은 한정 되어 있기에 좀 더 나은 책을 찾아 헤맨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책이 있을까?
It's not grammar 는 문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문법책이 아니라는 말일까? 문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일까? 그 해답은 "말하고 쓰려면 문법부터 다시 하라!"는 광고 카피에 있다.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써먹을 수 있는 문법'을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진짜 실력을 길러주는 문법책이 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어려운 문법 용어를 나열하여 골치를 아프게 하지도, 빼곡한 설명으로 읽기 전부터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 체지방을 모두 빼고, 근육만 남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체지방을 뺐다는 것이 아니라 남은 근육이 얼마나 쓸모가 있느냐이다. 이 책은 장황한 설명을 줄이고, 요점만 담고 있기에 꽤 쓸모 있는 근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체지방을 빼도 너무 뺀 느낌이다. 예문이 너무 적다는 말이다. 어떤 문법은 한 두 문장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몇 개의 문장을 살펴 본 후에야 겨우 이해할 수 있는 문법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예문의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왕초보가 보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또한 연습문제가 별로 없다. 이 책의 주 타깃은 왕초보가 아니다. 문법의 기초지식을 이미 가지고 있는 중에서 상위의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또한 부족한 연습문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누구나 - 무제한으로 풀 수 있으니 큰 문제가 없을 듯 싶다.
모든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단 한 권의 책은 없다. 아무리 좋다하는 교재가 있더라도 모든 이를 만족 시킬 수 없다. 저마다 타깃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수준에 가장 잘 맞는 책을 골라서 그것을 외울 정도로 보라. 그런 후 부족하거나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돕는 책을 찾아서 또 다시 외울 정도로 보라. 그런 식으로 자신의 부족을 채우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늘어 있을 것이다. 이 책 조금 보고, 저 책 조금 볼 시간에 한 책을 꿰뚫어라. 더 나은 책을 찾을 시간에 한 책을 더 들여다 보라. 그것이 가장 현명한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