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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
신재식 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6월
평점 :
중세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과학과 종교의 전쟁 말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 그 둘의 전쟁이 시작 되었다. 철저히 이성을 바탕으로 한 과학은 종교를 터무니 없는 미신으로 간주하였다. 종교에서 주장하는 일들은 결코 일어날 수 없음을 역설하고,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증거를 찾아 내었다. 그 전면에 있는 것이 진화론이다.
'종교전쟁' 하면 단연 창조론 vs. 진화론의 구도가 그려진다. 그것은 두 세력의 대표 주장이다. 둘 다 '론'인 만큼 어느 것이 맞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 책은 세 교수의 담론을 담은 책이다. (개신교) 신학, 종교학, 과학에 몸 담고 있는 세 교수가 각자 자신의 사상을 제시하고, 서로 의견을 개진한 편지를 모은 책이다. 한쪽은 종교를, 다른 한쪽은 과학을, 그리고 또 다른 쪽은 그 중간을 지키며 각자의 지식과 신념을 나눈다. 그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은 없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 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그렇지 못하기에 그들의 모습을 배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지저분하게 논쟁을 벌이는 이들에게 논쟁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모범으로 제시하고 싶다.
세 학자들의 대화 중에 여러 신학자, 종교학자, 그리고 과학자들이 언급되고, 그 사상과 의견이 인용된다. 세 명이 제시한 책과 학자들에 대해 좀 더 들여다 본다면 종교와 과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신학자와 종교학자가 언급한 이들에 대해서는 좀 더 상고해 볼 필요가 있다. 개신교에 대해 잘 모르는 이는 이 책에서 제시된 학자들과 책에 대한 접근은 일단 보류해 두는 것이 좋다. 개신교 신학에 대한 기초를 잘 쌓은 뒤에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과학자와 그 책에 대해서는 본인의 지식이 미천하기에 그에 대한 평가는 피한다.
이 책을 과학과 종교에 대해 좀 더 바르게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반대로 자신의 논쟁의 근거로 이용하려는 이들에게는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꼭 그리하여야 겠다면 세 학자이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꼭 배우라고 당부하고 싶다. 만약 과학과 종교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라면 이 책을 읽기에 버거울 것이다. 따라서 이 책 말미에 제시하는 책들을 읽고 이 책을 읽거나, 이 책을 읽고 그 책들을 읽는다면 - 어느 순서를 따르든 어려운 건 마찬가지일테지만 - 그 둘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서양의 고대에서부터 중세까지 과학은 신을 이해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으나 근대로 접어들면서 과학은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된다. 그후 현대에 이르러 과학은 매우 발달하여 도대체 어디까지 더 자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늘날에는 과학이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과학을 눌러왔던 종교가 이제는 과학에 눌리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과학으로 인해 종교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종교는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오히려 더 살아 숨쉬는 게 아닌가 싶다.
과연 종교와 과학의 미래는 어떠할까? 둘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종교가 승리할까, 과학이 승리할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 누군가는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