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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심겨진 가시나무
원의숙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신앙 간증을 일부러 찾아 듣지 않는다. 교회에서 누군가 간증을 하면 듣는 정도이다. 간증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은 눈을 감기 전까지는 ing이기 때문에 오늘의 간증이 내일의 신앙을 보장해 주지 않기에 간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 그리스도인들 - 가 현재 신앙생활을 아무리 잘 하고 있더라도 언제 시험에 빠질지 모른다. 오늘이나 오늘 이후에 신앙의 위기를 맞고 그것을 버리게 될지 더 성숙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의 모습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것은 내일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오늘 아무리 감동적인 간증을 했더라도 내일은 그 간증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의 간증이 아무리 감동적이더라도 그 고백과 믿음을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하나님께 가는 순간까지 유지하지 못한 채 고난 이후에 완전히 다른 삶을 산다면 전에 했던 간증은 결국 배울 것 없는 한때의 신앙, 어떠한 의미에서 거짓된 신앙이기에 간증을 좋아하지 않는다. - 물론 간증한 사람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는 사람은 없을 뿐더러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면 그 자체도 배울 거리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간증의 유익이 매우 큼을 알기에 간증을 들을 때는 참 좋다. 그 때마다 감동이 된다. 간증을 통해 신앙생활을 하며 겪게 되는 시련과 유혹을 믿음으로 어떻게 이겨 낼 수 있는지 지혜를 얻게 된다. 장차 나도 비슷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이기면 되는지 이정표가 된다. 나도 현재 그런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어떻게 이겨내면 되는지 지침서가 된다. 그렇게 간증을 듣는 것은 큰 유익이 되기에 잘 듣지는 않지만 들을 때는 그것에 빠진다.
본 서의 저자는 평범한 주부이다. 어머니의 암투병을 간호하며 하나님을 체험하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하나님을 열심히 섬겼다. 둘째아이를 낳은 후 산후통으로 인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육체의 고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고, 봉사하였다. 어느 날 놀랍게도 병이 말끔히 치유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다시 재발하였고, 둘째아이마저 소아당뇨 진단을 받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자신의 육체적 고통과 아이의 육체적 고통을 처음에는 잘 견디어 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고통은 그녀의 신앙을 무디게 하였고, 결국 절망에 빠뜨렸다. 믿음이 무너지고, 남편과의 관계도 나빠졌다.
현재 그녀는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다. 자신의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다시금 그분을 열심히 섬기고 있다. 무너진 관계를 회복해 나가고 있다. 그런 그녀의 고백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지금 나의 고난은 더 이상 고난이 아님이 틀림없다. 고난의 끝은 현재의 내 어려움과 고통이 사라진 때가 아니다. 하나님이 내게 고난을 더 이상 아픔과 괴로움이 아닌 기쁨의 축복으로 받아들일 그때가 바로 고난의 끝이자 축복의 시작이라는 지혜를 주셨기 때문이었다." - p255.
이것이야 말로 참 간증이고, 참 신앙이 아닌가 싶다. 고난이 지난 후에는 얼마든지 멋지고, 감동적인 간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난 중에는 그것으로 인한 고통에 집중하여 그런 간증을 할 수 없다. 누구나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서 그것을 회상하며 얼마든지 좋은 말을 할 수 있다. 그것은 본질적인 의미에서 참 기쁨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서 하는 믿음의 고백이야 말로 진정한 신앙에서 나오는 참 기쁨이다. 그것은 하나님만 바라보지 않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고백이 참으로 감동적이고, 은혜가 된다. 나도 언젠가 그런 고백을 하고 싶다. 내가 겪는 고난에
"하나님, 왜 저를 고통 속에 빠뜨리셨나요!? 왜 저를 구해 주시지 않나요!?"
라고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저에게 지금의 고통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의 고통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예수님의 고통을 느낍니다!"
와 같은 고백을 하고 싶다. 고난을 겪은 후에 간증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중에 믿음의 간증을 하고, 믿음으로 그것을 이겨낸 후 또 다시 믿음의 간증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