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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 - 세상을 바꾸는 힘, 비폭력 직접행동
박현주 지음 / 검둥소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참으로 무서운 것은 폭력이다. 누구나 맞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맞으면 아프기에 누구나 폭력을 무서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비폭력이다. 그것은 때리고 싶은 욕망과 맞는 두려움을 모두 이겨낼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이들이 있다. 그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최초 폭력자에 꼬투리만 준다. 하지만 비폭력은 실행하기 어렵지만 매우 현명한 방법이다. 도리어 최초 폭력자의 꼬투리를 잡는다.
역사상 가장 눈에 띄고 두고두고 화제가 되는, 대표적 비폭력 무저항 운동은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그것이 아닐까 싶다. 두 사람에 의한 그 운동은 폭력자에 비폭력과 무저항으로 일관한 운동이다. 간디의 그것은 종교 갈등 해결과 인도 신분제 철폐, 그리고 인도의 독립을 위한 것이었고, 마틴 목사의 그것은 미국 흑인해방을 위한 것이었다. 두 사람 모두 공권력에 아무런 저항 없이 있는 그대로 맞섰다. 참으로 놀랍고도 무서운 저항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두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보지 못하고 죽었다. 둘 모두 암살 되었기 때문이다.
비폭력 무저항 운동의 대명사는 가히 그린피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에 의한 자연파괴를 반대하고, 자연수호 운동을 펼치는 그들은 국제적 단체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파괴에 비폭력으로 맞서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에 죽어가는 수많은 동식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그들의 피나는 노력에 많은 결실을 맺었고, 그들은 계속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바른 말을 하기는 쉽다. 하지만 바른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굉장히 큰 용기와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의 말에 누군가 폭력으로 맞선다면 더더욱 말을 지키기 어렵다. 따라서 바른 말을 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며 어떠한 상황에도 비폭력으로 그것들을 일관하는 이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행동하는 양심' 이 책에는 그러한 이들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그린피스, 간디, 프리덤 라이더스, 치코 멘데스 등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작지만 큰 비폭력 직접행동을 한 양심들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무기력하게 보이는 비폭력 행동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게 된다. 미련해 보이는 그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큰지 느끼게 된다. 힘을 쓰는 것보다 힘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힘이 있는 행동인지 깨닫게 된다. 세상에는 힘이 다가 아님을 보게 된다.
고대, 중세, 근대에는 양심의 행동은 죄악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잘못된 힘에 맞설 용기를 내지 못했다. 아니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했다.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다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분명히 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것에 맞서 서슴 없이 용기를 발휘한다. 보다 평화로운 세상, 옳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폭력으로 세상을 망가뜨리는 이들의 시도는 끊임이 없다. 세상을 계속, 그리고 더욱 파괴하고 있다. 그런데 비폭력으로 세상을 지키는 이들의 노력 또한 만만치 않다. 그들은 폭력에 더욱 비폭력으로 맞선다. 약해 보이지만 더욱 큰 양심의 행동으로 세상을 지킨다. 그들의 목소리가 있는 한, 그들의 양심의 용기가 유지되는 한 세상은 희망이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양심의 행동이 되어야 한다. 나도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강건너 불 구경하듯 하면 결국 비폭력자들은 힘을 잃고, 폭력자에 세상을 내주어 함께 공멸하고 말 것이다.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행동하는 양심이 더욱 많아지도록 가르치고, 도와야 한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그것에 동참해야 한다. 나부터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