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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역사, 이슬람 - 서양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 역사
마이클 모건 지음, 김소희 옮김 / 수북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이 말은 흔히 들어 본 말일 것이다. 이 말을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승자가 역사를 기록한다"
그리고 위의 두 말을 이렇게 풀이할 수 있다.
"승자는 자신을 정당화 하고, 추앙 한다. 그러나 패자는 왜곡 하고, 은폐 한다."
물론 위의 말들이나 본인의 풀이를 100% 맞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틀리다고 할 수도 없다. 역사는 일반적으로 승자 중심으로 씌어 지기 때문이다. 승자의 편에 선, 혹은 승자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이가 역사를 쓰기에 역사는 승자 중심일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부당하게 사라진 역사가 상당히 많다. 그 중 하나가 이슬람의 역사이다.
이슬람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슬람은 기독교에 비해 남겨진 역사적 자료가 적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기독교에게 패배한 종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패배라는 말은 현재 세계의 주류는 서구 사회와 문화인데 그 기저에는 기독교가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 대한 상대적 의미이다.
이슬람은 7세기 초 예언자 무함마드부터 시작하여 한때 중근동 지역은 물론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유럽의 일부를 아우르는 강력한 제국을 형성하였다. 중세 및 근대에 유럽에 맞서는 당시 세계의 강자였다. 그러나 마지막 이슬람 제국인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멸망을 끝으로 세계의 패권을 기독교에 내주었다. 결과적으로 이슬람은 패자가 된 까닭에 그 역사의 대부분이 사라지게 되었다. - 물론 그것을 모두 기독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몽골 제국의 침입, 자신 내부의 다툼 등도 그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이슬람 제국에 대해 상당 부분 왜곡되고, 가려졌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유럽의 많은 기술과 문화는 이슬람에서 왔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역사, 이슬람'
이슬람의 역사는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이슬람의 역사는 표면적 역사일 뿐 실제적 역사는 대부분 사라져서 모를 것이다. 그나마 알고 있는 것도 이슬람 '종교'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이 책은 사라져버린 이슬람의 역사를 발굴하여 우리에게 보여 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표면적 역사나 종교에 대해서가 아니라 실제적 역사를 말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단지 '종교로써의 이슬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과학 등 '실제로써의 이슬람'을 보여준다. 사라져버린 이슬람 세계의 모습을 우리의 눈앞에 펼쳐준다.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는 이슬람 세계의 비밀, 즉 서양 세계는 이슬람 세계의 지식을 발판으로 세워졌다는 그 놀라운 비밀을 밝힌다. 이슬람 세계가 얼마나 지적이고, 멋있는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아마도 그것을 몰랐던 이들은 상당히 놀라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은 내용 전개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진행 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제에 따라 시간을 넘나들며 진행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용이 이어지지 않아 산만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자료의 한계로 이슬람 세계를 온전히 재조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두 가지를 제외하면 이 책은 승자 중심의 시각으로 낮게 바라보았던 이슬람 세계가 아니라 나와는 다른 문화로써, 존중된 시각으로 그것을 바라보게 해준다. 분명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종교로써의 이슬람'이 아니라 '실제로써의 이슬람', 이슬람의 세계를 보여 주기에 혹 기독교 입장에서는 편견을 가지고 이 책의 내용을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우리에게 이슬람의 사라진 역사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있다. 그렇기에 - 비록 더 깊이 있는 부분은 알 수 없지만 - 이슬람에 대해 몰랐던 사실에 대해 알고 싶은 이는 읽어보면 좋은 것이다.
승자는 역사에 자신의 치부를 가린다. 혹 그것을 드러내더라도 미화한다. 반면 패자의 치부는 더욱 드러내고, 좋은 점은 왜곡한다. 물론 그러한 행위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손의 입장에서는 그로 인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나의 자랑거리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치부도 함께 고백할 수는 없을까? 남의 자랑거리도 높여주고, 치부는 가려줄 수 없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냉혹하다. 만약 모두가 나만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관대 할 때에, 모두에게 객관성을 유지할 때에 누구는 승자가 되고, 또 누구는 패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둘로 나뉘어 싸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참으로 이상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만큼은 이상 속을 거닐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