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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 ㅣ 살림지식총서 218
강성열 지음 / 살림 / 2006년 2월
평점 :
혹자는 기독교의 모태를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에서 찾는다. 그것은 100%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유대인의 첫 조상인 아브라함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지인 갈대아 우르 사람, 곧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고대 근동 사람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기독교의 여정은 고대 근동의 문명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혹자의 말을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멀리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시대를 앞당겨 이스라엘의 시작을 모세로부터 잡는다 하더라도 이야기는 비슷해진다. 모세는 이집트 궁정에서 자라고 배웠기에 이집트 문명을 체득했다. 따라서 기독교에 이집트의 문화가 녹아 들어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두 가지 예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아브라함은 우르를 벗어나면서부터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자신의 때를 조금씩 벗게 되었다. 모세 또한 마찬가지이다. 광야 생활을 하며 기존에 체득하고 있던 찌끼들을 벗게 되었다. 한 마디로 하나님에 의해 그분의 것으로 새롭게 옷 입혀졌다는 말이다. 따라서 기독교는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의 아류작이라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기독교, 다시 말해서 성경에 나타난 여러 문화와 고대 근동의 그것들 사이에 유사점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성경은 당대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둘 사이의 관계의 절단을 분명히 할 수는 없다. 다만 이스라엘은 성경에 나타난 바와 같이 언젠가부터 역사에 툭 튀어나온 혹이기 때문에, 자기만의 독자적 문화가 없기에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새롭게 창조하여 불어넣어 주시기보다 대개의 경우 주위의 것들을 사용하시기에 그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니 그점을 감안하여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 그 중 특별히 수메르, 바빌론, 앗수르, 이집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의 신화와 종교의 특징들을 간략히 살펴보고 있다. 분량의 한계로 자세히 들여다 보지는 못한다. 서로 간에 구체적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각각의 개략적 특징은 알 수 있기에 기 문명들 간에 무엇이 다른지는 간략히 살펴볼 수 있다.
기독교를 제대로 알려면 고대 근동 문명들의 신화와 종교도 알아야 한다. 구약 성경은 그것들을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주가 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구약 성경은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 등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것들을 알고 이해하면 구약 성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고대 근동의 역사와 종교, 그리고 문화 등을 이해하는데 시발점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