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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
율리아 수리야쿠수마 지음, 구정은 옮김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09년 4월
평점 :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
이것은 인도네시아에 대해 내가 아는 전부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나의 인식과는 달리 그리 간단한 나라는 아니다.
'국도 면적 남한의 약 22배, 총 인구 2억 4천만명으로 세계 4위, 국민의 88%가 이슬람'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놀라움에 놀라움을 더하여 준다. 인도네시아의 국토 면적은 차치하고, 인구가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이슬람 국가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세계에서 인구가 많은 나라로 중국, 인도, 미국만 생각 했지 그 외에는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뜻밖에 사실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종교는 불교 혹은 카톨릭만으로 생각 했다. 동양권에 이슬람 국가가 있을 줄은 짐작도 못했다. 세계에 대한 나의 무지가 이렇게 클 줄이야.
'나의 이슬람'
나는 기독교인이기에 이 책의 제목에 확 끌렸다. 혹자는 오히려 반감이 들지 않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종교로 인해 이슬람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존중은 하기에, 적대든 존중이든 상대를 제대로 알고 하는 것이 올바른 처사라고 생각하기에 그에 따라 평소에 갖고 있던 이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인하여 제목에 끌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이 책은 앞서 말한 (나에게는) 놀라운 사실 두 가지를 - 세계 4위의 인구수, 국민의 88%가 이슬람 - 모두 담고 있기에 제목만이 아니라 내용에도 끌렸다.
이 책은 06년부터 08년 사이에 <자카르타포스트 Jakarta Post>, <가루다 항공 Garuda Inflight Magazine>, <스트레이트타임즈 Straight Times> 등에 수록된 저자의 글들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따라서 내용의 일관성과 통일성은 부족하다.
구성은 총 3장으로 되어 있다. 1장은 '꾸란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2장은 '국가는 바보인가', 마지막 3장은 '약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이다.
1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만연된 이슬람으로 인한 종교 폐단과 남녀 불평등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2장과 3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정치, 문화, 사회적 악습과 폐단 등을 꼬집는다.
본인은 이 책을 통해 이슬람에 대해 더 알고, 배우게 되리라 기대 했다. 그러나 1장에서는 이슬람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만 나머지 장에서는 그렇지 않아 큰 아쉬움이 들었다. 한 마디로 제목에 제대로 낚였다는 실망이 들었다. 이슬람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 있는 줄 알았기 때문에, 그러기만 바랐기 때문이다. 원제인 '율리아의 지하드'는 전혀 낚시질을 하지 않는데 말이다. 물론 본문을 큰 맥락에서 본다면 이슬람과 연관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정신 속에는 그것이 깊게 스며있고, 따라서 정치, 문화, 사회의 문제는 그것과 연관이 있는 까닭이다. 어쨌든 기대 했던 바와는 내용이 달라서 실망 했지만 이 책으로 인하여 관심 밖에 있던 인도네시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저자의 글로 인하여 타문화, 타민족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왜 필요한지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의 문화, 사회, 역사, 정치, 종교에 대해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통해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슬람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으로는 별로 얻을 것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