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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365일 - 맥스 루케이도 묵상집
맥스 루케이도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365일 묵상집'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회용(?)으로 생각하기 떄문이다. 한 번 읽고 나면 다시는 읽지 않을 책 말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같은 내용을 다시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이미 묵상한 내용,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보기에는 왠지 께름칙 해서 보지 않는다. 물론 묵상집은 성경 말씀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성경 말씀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날마다 읽을 때마다 새롭다. 하지만 묵상집은 말씀에 대한 해설이나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그것에 식상함이 든다. 그런 내가 묵상집을 손에 쥐게 되었다! '맥스 루케이도의 묵상집'을 말이다. 그것을 손에 쥐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크리스천임에도 평소에 성경 말씀을 잘 보지 않아서 새해에는 성경 말씀을 잘 보기 위한 전초 단계로 묵상집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은 까닭이다.
이 묵상집의 저자인 맥스 루케이도는 워낙 유명한 영성 작가이기에 묵상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짧게 이야기 하면 이렇다. 본문 형식은 날마다 짧은 성경 말씀이 한 구절 주어져 있고, 그 밑에 그와 관련된 예화 등의 짧은 묵상 내용이 실려 있는 형식이다. 날마다의 내용은 상당히 짧지만 그 내용의 깊이는 분량과는 비교가 안 되게 매우 깊다. 맥스 루케이도는 워낙 뛰어난 작가이기에 짧은 글로도 깊은 묵상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기에 이 묵상집을 한 해 동안 매일매일 읽어 나간다면 많은 은혜를 받을거라는 기대가 든다. 물론 한 번씩 읽어 봤지만 곧 잊을 것이기에 큰 염려는 없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내용을 제외하고는 다른 묵상집과 특별한 차이점은 없다. 그래도 뭔가 달라야 구입한 후회는 안 들지 않겠는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는데 책의 맨 앞에 묵상한 내용을 한 줄로 요약이나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간이 너무 작아서 작은 글씨로 한 줄밖에 못 쓴다는 것이다. 차라리 본문 하단에 공간을 마련 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쓸 공간도 모자를 뿐더러 묵상을 한 후 맨 앞으로 가서 글을 쓰기에는 상당히 번거롭기 때문이다. 또한 책이 작아서 휴대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작아진 만큼 두께가 두꺼워 졌다는 것과 반양장이 아닌 비닐 표지이기 때문에 표지가 쉽게 구겨질 위험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아무튼 내용만 본다면 꽤 마음에 든다.
묵상집은 성경 말씀을 묵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말씀을 놓고 스스로 묵상할 수 없는 새신자나 그것에 훈련되지 못한 이들에게 말이다. 그러나 그 단계를 넘어선 이들은 묵상집보다는 스스로 말씀과 대면하여 묵상하는 것이 좋고, 그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묵상집은 그 특성상 말씀을 가공, 포장할 수밖에 없다. 묵상집을 통한 것은 내 스스로 차려 먹는 밥이 아니기에 말씀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다. 따라서 묵상집은 - 참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 말씀을 충분히 묵상 할 시간이 없거나 혼자 묵상할 수 없는 이들이 훈련을 위해 잠깐 이용하는 도구로만 이용해야지 그것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