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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빠져드는 기독교 역사 - 미처 알지 못했던 재미있는 기독교 이야기
유재덕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정확한 연대에 오차가 있지만 주후 2천 년이 지났다. 기독교의 역사가 2천 년이 된 것이다. 2천 년을 지구 역사에서 봤을 때는 순간에 불과하지만, 인류 역사로 봤을 떄는 만만치 않은 기간이다. 그 기간 동안 종교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수많은 토속신앙과 원시종교가 기독교와 이슬람에 정복 되어 사라졌다. 그 두 종교가 세계 종교사의 중심 축이 되었고, 인류 2천 년 역사의 중심 또한 차지 했다. 기독교만을 봤을 때는 성경이 정경으로 채택 되었고, 교리가 정립 되었다. 이단과의 대립, 그리고 내부 대립 등 크고 작은 대소사가 끊임없이 발생 했다.
기독교를 이해하는 것은 단지 한 종교를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서양사를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양의 역사는 기독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독교라는 종교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양사에 기독교가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하였고, 혹은 뒤에서 서양사를 쫓기도 하였다. 이것이 서양에만 국한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또한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다. 종교적 사명으로 시작된 전도 - 넓은 의미로 선교- 에 의해 기독교는 아프리카는 물론 아시아, 그리고 수많은 - 문화 사대주의 관점에서 - 미개 민족에까지 전해졌다. 때문에 기독교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서양사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전세계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면 기독교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우리가 흔히 기독교라고 하는 말 중 '기독(基督)'이란 '그리스도 Χριστός(크리스토스)'라는 그리스어를 한자로 음역한 것이다.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즉, '메시아', '구세주'를 뜻한다. 그리고 '크리스트Christ'란 앞서 말한 그리스도의 영어식 발음이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주후 125년 시리아의 안디옥 감독 '이그나티우스'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용어인 기독교는 '개신교(루터, 장로, 침례, 감리, 순복음, 성결 등)', '로마 가톨릭(천주교)', '성공회', '정교회(그리스, 로마)'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러한 기독교의 역사를 - 무리가 따르겠지만 -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수많은 대립과 반목의 역사'라고 하고 싶다. 물론 짧지 않은 2천 년 역사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역사 동안 조용할 날이 없었으니 나의 표현이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기독교 2천 년 역사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 역사를 책으로 정리하면 엄청나게 장대한 분량을 이룰 것이다. 그렇기에 굵직한 주요 사건 중심으로 정리하고는 것이 현명하다.
시중에 기독교사를 정리한 책은 많다. 각각이 맞추고 있는 초점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떄문에 한 권만 읽고 기독교 역사를 다 알았다고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기독교사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한두 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학자가 아닌 이상 여러 권을 읽을 필요는 없다. 단순 흥미나 얼마의 지식만 필요한 사람이라면 잘 정리된 한두 권을 읽는 것만으로도 족할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기독교사 책 중 어떠한 것을 봐야할까? 그 선택의 문제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한 고민을 줄여주기 위해 한 권의 책이 출간 되었다. 그것은 '거침없이 빠져드는 기독교 역사'이다.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만 다룬다 하여도 상당한 분량이 나온다. 그렇기에 이 책 또한 400 페이지가 넘는다. 그러나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은 덜 신학적이라는 것이다. 덜 자세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단점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된다. 책 표지에 나온 광고 문구처럼 '2천 년 기독교 역사를 한눈에 쏙쏙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기독교 역사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으면서도 깊게 들어가지 않기에 쉽고 빠르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물론 400 페이지가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니기에 읽다보면 지루할 수도 있으나 책의 부제처럼 - 완전히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 재미있기에 기존의 기독교사 책에 비하면 덜 지루하다.
이 '거침없이 빠져드는 기독교 역사'라는 책은 앞서도 말했듯이 신학생들에게는 마음에 쏙 들 책이 아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이빨 빠진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주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깊게 들어가지 않았기에 내용이 상당히 빈약하다. 그러니 이 책은 신학생이든 신학생이 아니든 기독교 역사를 한눈에 쉽게 즐길 이들에게는 추천한다. 파노라마로, 개괄식으로 볼 이들에게는 추천하지만 자세히 알고 싶은 이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