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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ㅣ 옥성호의 부족한 기독교 3부작 시리즈 1
옥성호 지음 / 부흥과개혁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책입니다.
저자의 가장 최근 책을 기막힌 우연(?)으로 읽게 되었고, 그 책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기독교'에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평신도도 기독교 서적을 내긴 하지만 이 책과 같이 기독교의 단면을 철저히 분석하는 책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 궁금 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생각하고 있던 부분(3부작 모두가)을 다루고 있어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의 이력은 차치하고 평신도가 이렇게 예리하게 책을 썼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많은 책을 읽고, 성경을 분석하여 오늘날 만연한 기독교의 암울한 면을 분석하다니! 누가 이런 책 안 쓰나 생각 했었기에 참으로 반갑습니다.
사실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는 제가 생각하고 있던 부분과 완전히 일치하는 부분을 다루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세상의 것이 기독교(하나님이 지으신 세상 안에서 이분법적으로 표현하는 게 좀 그렇지만)에 이상한 모양과 방법으로 어떻게 고착화 되었는지 - 세상을 이끌던 교회가 어느 순간부터는 세상에 끌려가고 심지어 세상의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의 것들 중 기독교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조심스레 받아들여야 하죠. 무분별하게 검증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용감하게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립니다.
심리학은 기독교, 신학과는 정반대의 학문입니다. 신학은 하나님을 중심에 놓고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심리학은 인간을 중심에 놓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심리학을 오늘날의 기독교는 마냥 좋다고 받아들입니다. 오죽 했으면 설교를 가르칠까요? 물론 설교학의 취지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겠지만 오늘날에는 하나님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대신 심리학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기독교가 심리학의 노예가 됐음을 고발(물론 이 책에서 그런 표현은 나오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사용한 표현입니다.)합니다. 하나님은 사라지고 사람만 남은 기독교를 고발합니다.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인용하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저자의 시각은 철저히 한 쪽으로 치우친 경향을 보입니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한 쪽을 완전히 몰아 세웁니다.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죄에 가까운 신랄한 비판을 합니다. 그러한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는 아직 개인의 사상을 확실히 정립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처사입니다. 뭇사람들이 저자가 비판한 사람들을 열렬히 지지하듯 아직 자신을 다지지 못한 이들은 사리 분별이 어렵기 때문에 저자의 생각에 쉽게 동조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겠지만 독소에 가까운 필치가 상당히 위태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내용이 상당히 날카롭기도 합니다.(이는 저자의 의견이 전적으로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는 아니나 한국 교회의 단면을 진단하는 책이 나왔다는 사실은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기독교(개신교)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