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ㅣ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10대 시절 나의 꿈은 과학도가 되는 것이었다.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다. 대학을 천문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와 형의 반대로 가지 못했다. 천문학과에 가면 밥 먹고 살기 힘든 이유였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형은 생물학자, 과학도가 되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내가 과학도가 되는 걸 반대하던 형이 과학도가 되다니 운명 참.
꿈을 이루지 못해서일까? 과학은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생물학, 천문학, 물리학 등 과학 전 분야에 항상 관심이 간다. 과학은 나의 흥미를 돋우고, 관심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영화도 공상과학 영화를 좋아한다. 문학도 마찬가지. 과학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문학은 참으로 흥미롭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크로스 사이언스』
이 책은 과학과 대중문화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준다. 대중문화에 녹아 있는 과학을 흥미롭게 펼쳐준다. 대중문화는 과학자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미래는 어떤 모습,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 과연 로봇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을지 등을 문학과 영화 등을 통해 살펴본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거나 유명한 고전 문학의 줄거리를 요약해 주고, 과학이 어떻게 녹아 있는지 분석하는 내용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 책은 문학과 영화를 통해 우리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조망하며, 미래를 그리는데, 이 책을 읽고 과연 우리는 어디로 나아갈지 궁금해졌다. 100년 전 쓰인 문학 작품이 오늘의 상황을 일정 부분 정확히 예측한 걸 보면 상당히 놀랍다. 그 예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우리 세대에 제작된 영화도 동일한 결과를 내지 않을까? 자못 미래가 궁금해진다.
대중문화와 연결하여 과학을 살피는 이 책은 재미있고, 흥미롭다. 과학은 설명하기에 따라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다. 이 책은 대중문화를 통해 과학을 살피니 전혀 어렵지 않고 재미가 있다.
4부 Q/A가 인상적이다. 우리는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과학적 사실에 부합하는지 따져보는 버릇이 있다. 저자는 그 태도를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문학은 과학이 아니기에 검증할 필요가 없다고, 과학의 일부가 녹아있는 대중문화가 세상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살피라고 말한다. 그럴 때 과학은 우리 문화에 더 튼튼히 뿌리 내릴 거라고 말이다. 참으로 의미 있는 지적이다.
우리는 대중문화를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할 때가 있다. “저건 과학적 사실과 달라, 저건 불가능해”라고 따지는 순간 대중문화는 멀게 느껴지게 된다. 대중문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놓치게 된다. 대중문화는 그 자체로 즐겨야 한다. 과학적으로 옳은지 따질 필요가 없다. 그것은 무의미한 행동이고, 시간 낭비일 뿐이다. 우리가 대중문화를 있는 그대로 즐길 때 과학은 우리와 가까워질 것이다. 동시에 대중문화가 열어주는 미래를 향해 한 발짝 다가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