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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양원근 지음 / 오렌지연필 / 2019년 1월
평점 :
몇 년 사이 글쓰기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글쓰기 강좌가 활발히 진행되고, 관련 책이 많이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늘었다는 말은 책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도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글쓰기와 책 쓰기는 관련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무조건 책을 쓰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면 자연히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글쓰기와 책 쓰기는 엄연히 다르다. 글쓰기도 어렵긴 하지만, 책 쓰기는 더 어렵다. 일반적인 글쓰기는 호흡이 짧다. 대부분 SNS나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에 길이가 길지 않다. 글쓰기에 익숙해지면 그 정도 분량을 쓰기는 쉽다. 그에 비하면 책은 양이 많다. 많은 내용을 채우기부터 어렵다. 처음부터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 흐름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책은 상업성을 띠기 때문에 내용이 유익하거나 흥미로워야 한다. 그런 것들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글 쓰는 사람은 많지만, 책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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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려면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SNS나 블로그에 올리는 것처럼 생각나는 대로 혹은 쓰고 싶은 대로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일단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과 내용을 책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아야 한다. 그다음에 그 공간의 적절한 위치에 지식과 내용을 배치해야 한다. 배치가 끝나면 하나하나 적절한 분량으로 펼쳐야 한다. 살을 붙이고,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이 일들을 소화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책을 쓰려면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 노하우를 어디서 얻을까? 어떤 사람들은 경험으로, 또 어떤 사람들은 강의를 듣고 배운다. 하지만 전자는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후자는 돈이 든다. 두 가지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있다. 선배 작가에게 배우면 된다. 하지만 선배 작가를 만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작가들이 쓴 책 쓰기 관련 책을 읽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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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 관련 책이 시중에 여러 권 있는데 그중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편집자가 쓴 책을 꼽고 싶다. 편집자는 책을 쓰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기획자가 쓴 책을 꼽겠다. 기획자는 어떤 책을 써야 시장에서 통할지 잘 알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이 책을 추천하겠다.
저자는 엔터스코리아 양원근 대표다. 엔터스코리아는 해외 도서 저작권 중개와 출판 기획, 도서 번역 등을 하는 회사다. 저자는 도서 기획과 관련해서 잔뼈가 굵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글쓰기와는 거리가 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글쓰기 노하우를 전해주지 않는다. 그런 내용을 기대했다면 다른 책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다. 대신 이 책은 책을 쓰는 법 자체, 이를테면 제목 짓는 법, 콘셉트 잡는 법, 목차 작성법, 출판사에 어필하는 법 등 책을 쓰는데 필요한 배경지식을 전해준다. 혹자는 이 책이 책 쓰는데 별로 도움 안 되는 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좋은 책을 버리는 셈이니 손해가 클 것이다.
이 책이 전해주는 노하우는 아무 데서나 배우기 힘든, 그야말로 특급 노하우다. 책을 쓰려면 이 책에 담긴 내용을 반드시 따르고, 몸에 익혀야 한다. 글만 잘 쓴다고 해서 책을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책을 쓰려면 글쓰기 기술과 더불어 이 책이 알려주는 책 쓰기 기술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일차적으로 출판사 눈에 띌만한 책을,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 끌리는 책을 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작가 지망생들이 이 책을 읽으면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기를 권한다.
“책을 쓰는 데서 타고난 재능보다 중요한 건 바로 '확고한 결단력'이다. 생각만 있고 결단을 하지 않거나, 결단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당신과 나는 이미 베스트셀러를 쓰기로 결심했으니, 이제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자.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가다 보면 고지가 눈에 보일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 - 223~2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