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설가들의 첫 소설집을 좋아한다. 


게다가 이 책 광고에 웃긴 데 슬픈 이야기라 했다. 


제목도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이라 찬송가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슬프지만 웃기고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정가현의 이야기가 


나에게는 슬프지도 웃기지도 않았다. 


20260118


p.s1 : 중간에 몇 번이나 그만 읽을까 하다가 끝까지 읽은 나 자신을 칭찬해.


p.s2 : 정기현 작가는 아직 다드어져야겠다. 그의 세계에 선뜻 들어서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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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나이, 얼굴 하나 모르는 나를
‘우리‘라는 새 울타리 안에다 넣어줄 수 있는지.
꿈, 사랑, 희망 아무것도 갖지 못한 내게 아무런대가 없이 ‘함께‘를 기약해 줄 수 있는지.
그렇게 함께한다면 ‘우리‘는 죽고 싶은 이유를 죽이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살릴 수 있을지.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 세상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엄마가 살기 위해 집을 떠난 것처럼 내가 살기 위한 방법이 언젠가나타날 거라 스스로를 위로해 왔다. 그 언젠가가 지금이라면? 그 방법이 ‘자몽살구클럽‘의 부원이 되는 거라면?
얇은 종이 한 장에 매달린 두터운 동질감이혈관을 뚫고 들어와 나의 몸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결심 직전의 존재에게만 보이는 증상들이 내게도 보였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낯짝이 뜨거워지고, 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선이 땀으로 젖어가고,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이 밟힌 지렁이처럼 꿈틀거렸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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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힝ㅜㅜ> 실은 살구 <아자~>싶은 자들의 비밀스러운 모임-당신은 무엇 때문에 죽고 싶나요?
그 이유가 명확한 당신! 우리와 함께합시다-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나요?
그 무엇을 모르는 당신! 우리가 필요합니다1가입을 원할 시, 뒷면의 "티켓"을 갖고
"내일 오후 5시 음악실"로 오세요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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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람 부는 날? 바람은 매일 불잖아요. 내가 말하자 그러네요, 매일, 빨간 코트가 말한다. 매일매일은바람부는날바람부는날. 매일우유는 바람부는날우유.
매일신문은 바람부는날신문. 너 매일 정말 이렇게 굴 거야?는 너 바람부는날 정말 이렇게 굴 거야? 인생이 매일쳇바퀴처럼 제자리에서 맴돌아요는 인생이 바람부는날 쳇바퀴처럼 제자리에서 맴돌아요.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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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미소 자리에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아준 것 113번,
엄미소 담당 주문건을 대신 발주처리한 것 31건, 대신반품 처리해준 것 58건, 입구가 다 벌어진 발송 물품 봉투를 대신 다시 봉합해준 것 12건, 공동 담당자인데 회의에 나 혼자만 참석하고는 그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일 4건, 난로를 대신 꺼준 일 2건, 지각이 표가나지 않도록 자리에 내 가방을 대신 놓아준 일 1건.......
이것들을 사소한 일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내마음속에서는 아니었다. 너무 무거워 바람의 길에서조차 날아오르지 못할 만큼 묵직한 짐덩이들이었다. 그러고도 엄미소는 저렇게 아침부터 테이블에 앉아 빵을 먹어대는 것이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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