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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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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해요?"
"뭐가?"
"인간 맞느냐고요."
"당연하지. 나는 인간이야. 기계가 아니라고. 무슨 말인지이해가 잘 안 되니?"
"알았어요. 인간이라는 거죠? 그럼 지금부터 로봇인 척하세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기계인 척하시라고요."
"왜?"
"그냥 제 말대로 하세요.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그게 무슨 뜻이지? 그럼 죽을 수도 있다는 걸까? 그리고 기계처럼 굴라니? 나는 기계로 잘못 인식돼 잡혀 들어온 것이고, 한시라도 빨리 내가 인간이라는 걸 입중해서 여기를 벗어날 생각이었는데, 기계를 흉내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니? 인간인 것을 숨기라니?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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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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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래는 알 수 없는 거네요."
"미래는 알 수 없다는 것도 확실한 사실은 아니야."
"그게 무슨뜻이에요? 그럼 미래를 알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건 ‘미래‘라는 말이 뭘 의미하느냐에 달렸어."
그때 나는 그녀가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안다. 그녀는 우주의 시간에 대해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구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 아니, 시간 자체가 지구에 사는 인간 중심의 개념일 뿐이라는 것을 그때의 나는 몰랐으니까.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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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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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에 누워 나의 두 눈은 검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한 번의 짧은 삶, 두 개의 육신이 있었다. 지금 그 두번째육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의식까지도 함께 소멸할것이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이 머릿속에서 폭죽 터지듯 떠오르기 시작한다. 한때 회상은 나의 일상이었다. 순수한 의식으로만 존재하던 시절, 나는 나와 관련된 기록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기억을 이어 붙이며 과거로 돌아갔다. 그때마다 이야기는 직박구리가 죽어 있던 그날 아침, 모든 것이 흔들리던 순간에서 시작됐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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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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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지만 그래도 십 년이 넘도록 흥미를 잃지 않고 해온 운동이 한 가지 있다. 달리기다. 물론 하루도 빠짐없이 달려왔다든지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두 해정도 전혀 달리지 않고 지낸 시기도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달리기에 대한 호감과 관심은 늘 어느 정도 유지해왔던 것 같다. 이런저런 핑계로 한동안 달리지 않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어느새 다시 달리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곤 했던 것이다. 가장 열심히 달린 것은2018년 봄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 꽤나 있을 법한데, 그해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읽고 아, 나도 이렇게 꾸준히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한동안 게을리하던 것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아,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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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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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산다. 그런데 이것은 달리말하면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뜻이 된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한다. 물론 공연이라든지 녹음이라든지정해진 일정이 있을 때는 그럴 필요가 없지만, 그 일정들도 따지고 보면 매일 고민한 결과로 생긴 것들이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나는 잠에서 깨는 순간 출근을 하는 셈이다. 정신이 들자마자 ‘너는 무엇을 하고 싶냐‘고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물음에 나 자신은그리 자주 대답해주지 않는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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