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지만 그래도 십 년이 넘도록 흥미를 잃지 않고 해온 운동이 한 가지 있다. 달리기다. 물론 하루도 빠짐없이 달려왔다든지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두 해정도 전혀 달리지 않고 지낸 시기도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달리기에 대한 호감과 관심은 늘 어느 정도 유지해왔던 것 같다. 이런저런 핑계로 한동안 달리지 않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어느새 다시 달리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곤 했던 것이다. 가장 열심히 달린 것은2018년 봄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 꽤나 있을 법한데, 그해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읽고 아, 나도 이렇게 꾸준히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한동안 게을리하던 것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아,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 P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