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머리맡에 공책과 연필을 챙겨두고 눈을 뜨면 제일 먼저지난밤 꿈을 기록해, 시간에 쫓겨 바쁠 때도 마찬가지야. 특히생생한 꿈을 꾸다가 한밤중에 깼을 땐 아무리 졸려도 그 자리에서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둬. 그것들이 중요한 꿈일 때가 많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가르쳐주거든.""소중한 것들?" 내가 묻는다."내가 모르는 나에 대한 것." 너는 대답한다. - P42
지오는 끝내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그건 아마도 마음의 힘일 것이다. 뾰족뾰족한 기억 위에 시간을 덧붙여서, 아픔마저도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 고통을 지우는 게 아니라,잊는 게 아니라, 피해 가는 게 아니라, 그저 마주보면서도 고통스럽지 않을 방법이 있다는 것.그리고 그건 다시, 다른 시간의 발판이 된다는 것. - P169
‘그럼에도 수호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삶은 어떤 식으로든 끔찍했지만 어떻게든 계속되기도 했고,둘 사이에는 절묘한 균형이 있었다. 당장에라도 모든 걸 끝내버릴 것처럼 진저리를 내다가도 결국에 내일을 마주하는 균형이. 거기에 이름을 붙이지는 않기로 했다. 그게 희망이든 타성이든 이제는 아무 상관 없었다. - P145
"강원도 말이야, 언젠가는 가고 싶지만 꼭 언니가 미워서는아니야. 왜 말도 안 하고 갔는지도 알고 있어. 위험하니까, 어린애한테는 더 위험하니까 혼자서 간 거야. 나한테 말했다가는따라겠다고 졸랐을 테니까. 나도 알아. 하지만 아는 거랑 마음이랑은 다르잖아. 어쩔 수가 없는 건데, 내가 노력해도 어떻게안 되는 건데, 나한테 물어보기만 해도 좋았을 텐데. 기분이 이상해서 어쩔 수가 없었어." - P95
궁금한 걸 알기 전까지는 살아 볼 생각이야. 열흘 만에 알아낼 수도 있고 몇 년이 더 걸릴 수도 있겠지. 그러는 동안 네가어떤 애인지 지금보다는 더 잘 알게 될 테고. 그러니까, 기억을찾은 다음에는………….어떻게 할까? -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