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봐 꼭 정해진대로 갈 필요 없지?"어쩌면 난 살아가는 것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삶은 다양한 거라고 머릿속으론 이해했지만 그런 사실은 다른사람들에게만 적용했고 정작 나 스스로에게는 정답을 강요해왔다. 정해진 수순에 따라 행동하는 게 편했고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혹독한 잣대를 제시해왔던 것 같다. 나는 정답을 찾아가고 싶다고 많은 길 중에 최선의 길을 선택하고 싶다고.그날 엄마와의 산책은 사소했지만 나에게 울림이 있었다. - P41
그거였다. 누군가는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 그게바로 꼰대가 되지 않는 핵심 키워드인 것 같다. - P35
사실 나는 전혀 잘나지 않았다. 똑똑하지도 않았다. 난그걸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똑똑하거나잘나지 않은 게 살면서 늘 걸림돌이 되어왔기 때문이었다.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내 가족밖에 없었다. 가족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차라리너무나 되고 싶을 뿐이었다. - P236
김민우의 비장한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그제야 내가 우스꽝스러운 알몸이라는 사실이 자각되었다. 마치 누군가 따귀를 연속으로 때려 독한 마취에서 급하게 깨어난것처럼. 해일처럼 잔혹하게 덮쳐오는 수치심에 어딘가로도망가고 싶었으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핸들바의 그립을 힘주어 꼭 쥐는 일뿐이었다. 김민우가 앞으로 뻗었던팔을 수직으로 들어 올리며 외쳤다. - P223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했다. 너무도 오래전 일이었다. 한 사람의 입맛이 변할 정도로 오래된 시간, 어린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을 할 정도로오래된 시간 내 기억이 실제를 왜곡했거나 아니면 과장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뒤이어 그게 아니라 내 모든 기억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게 뭐 어서?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