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가 낮이 없네.""낯 없는데 어떻게 말은 하네."대화하는 동안 우리는 마당 장대에 널려 건조되고 있는 가오리를 올려다보았다. 연처럼 꼬리가 긴 그 생선은밑에서 쳐다보면 눈코입이 늘 웃는 듯 보여서 문제였다.마주하고 있으면 많은 것들이 시시해졌다. 바람이 한번불고 지난 뒤의 모래사장처럼 마음의 표면이 평평하게 균형이 맞춰지는 게 느껴졌다. 고작 그 시시함으로 - P25
소목수의 방은건축사사무소라고 하면 떠오를 만한 세련되거나 모던한구석이 전혀 없었다. 그저 너무 많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갖가지 것들이 쌓여 있었다. 철제로 된 선반과진열장이 공간 대부분을 차지했고 어디서 뜯어냈는지 모를 고목재와 건축 부속품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아까부터 느껴지던 나무 냄새는 거기서 풍기는 모양이었다. - P13
이 열매는 지난해 시월 상달, 우리 둘의조그마한 이야기가 비롯될 때 익은 것이니.작은아씨야, 가녀린 동무야, 남몰래 깃들인네 가슴에 졸음 조는 옥토끼가 한 쌍.-정지용 「자류(柘榴)」 부분 - P9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수업 준비할 시간이 있어? 업무도 많고・・・・・・ 굳이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가있나?" - P166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디지털 세상 속에서 접하는 수많은 정보들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을까?디지털 문해력, 즉 미디어 문해력을 얼마나 지니고 있을까? 적어도 내가가르치는 아이들은 제로에 가까웠다. -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