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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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에 누워 나의 두 눈은 검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한 번의 짧은 삶, 두 개의 육신이 있었다. 지금 그 두번째육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의식까지도 함께 소멸할것이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이 머릿속에서 폭죽 터지듯 떠오르기 시작한다. 한때 회상은 나의 일상이었다. 순수한 의식으로만 존재하던 시절, 나는 나와 관련된 기록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기억을 이어 붙이며 과거로 돌아갔다. 그때마다 이야기는 직박구리가 죽어 있던 그날 아침, 모든 것이 흔들리던 순간에서 시작됐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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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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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지만 그래도 십 년이 넘도록 흥미를 잃지 않고 해온 운동이 한 가지 있다. 달리기다. 물론 하루도 빠짐없이 달려왔다든지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두 해정도 전혀 달리지 않고 지낸 시기도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달리기에 대한 호감과 관심은 늘 어느 정도 유지해왔던 것 같다. 이런저런 핑계로 한동안 달리지 않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어느새 다시 달리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곤 했던 것이다. 가장 열심히 달린 것은2018년 봄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 꽤나 있을 법한데, 그해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읽고 아, 나도 이렇게 꾸준히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한동안 게을리하던 것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아,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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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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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산다. 그런데 이것은 달리말하면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뜻이 된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한다. 물론 공연이라든지 녹음이라든지정해진 일정이 있을 때는 그럴 필요가 없지만, 그 일정들도 따지고 보면 매일 고민한 결과로 생긴 것들이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나는 잠에서 깨는 순간 출근을 하는 셈이다. 정신이 들자마자 ‘너는 무엇을 하고 싶냐‘고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물음에 나 자신은그리 자주 대답해주지 않는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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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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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가 또 하루를 살았다. 대단한 일이 벌어지지는않았지만 꽤나 괜찮은 날이었다. 새삼 음악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시간과 시간을 이어주는 힘에있어서는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어쩌면 십 년후의 어느 날 무심코 《Abbey Road》를 듣다가 오늘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꽃가루를 뿌리며 명랑하게 입장하던 신랑 프라이머리와, 점심에 먹었던 무화과 브루스케타와, 강대표가 모는 차 안에서 강대표 남편과 둘이 꾸벅꾸벅 졸았던 일과, 교보문고에서 샀던 류시화의 책과,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산 하프보틀 와인들, 그리고 자유로에서 뜻하지 않게 만난 여러 명의 나를 말이다. 참으로, 찬란하게 맑은 가을날이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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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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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수록곡 <Come Together〉가 흘러나오는 순간나는 내가 왜 망설였는지 알아차렸다. 그리워하기 싫기때문이었다. 비틀스의 음악을 미친듯이 들었던 때를 말이다. 2012년, 처음 영국 여행을 갔을 때 런던에서 리버풀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Abbey Road》를 들었다. 그때도 오늘처럼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붉은 태양이 지평선으로 사라지는 순간에 음반의 사실상) 마지막 곡인 <The End〉가 흘러나왔고 나는 눈물을 흘렸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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