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복잡하지 않아 좋은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걱정이라고했다.
힘든 일할 때 시간이 빨리 가면 좋잖아.
주저하다가 물었다.
그 속도로 내 삶이 지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좀……… 무서워.
주저하며 구가 대답했다. 한참 후에 덧붙였다.
그렇게 늙어버리는 거 순간일 것 같아.
주저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대꾸했다.
그렇게 되진 않을 거야. 절대로.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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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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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이는 내 생각을 하지 않는가보다.
내 생각을 하지 않고 자나보다.
잠이 잘 오는가보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담이 잘 자는 게 다행스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역시나는 내 마음을 똑바로 알 수 없었다. 담이라면 말해줄 텐데, 자기 마음을 얘기하는 방법으로 내 마음을 말해줄 텐데.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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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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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지는 담을 보며 제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 먹었다.
싫었다. 담을 그렇게 쳐다보는 게.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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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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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다. 나는 이 역시 단박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둠에 대해 자꾸 물었다. 나도 이모처럼 이해하고 싶었으니까. 끈기 있게 대답을 해주던 이모는 결국 화를 냈고 나는 울었다. 울면서도 모르는 게 죄냐고 물었다. 이모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대답이나 설명보다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있다고. 더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지금 이해할 수없다고 묻고 또 물어봤자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모르는 건 죄가 아닌데 기다리지 못하는 건 죄가 되기도 한다고. 이 역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그래서 대들었다.
내가 지금 죽어버리면 그건 영영 모르는 게 되잖아!
이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봤다.
잠시 우리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아마 그때 이모와 나는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할아버지생각. 우리에게 죽음이란 바로 할아버지. 이모는 한숨을 쉬며말을 말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말을 하고 싶었다. 이모와말하는 게 나의 유일한 놀이이자 사랑표현이었으니까.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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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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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먹을 거야.
너를 먹고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을 거야. 우리를 사람 취급안 하던 괴물 같은 놈들이 모조리 늙어죽고 병들어 죽고 버림받아 죽고 그 주검이 산산이 흩어져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진다음에도, 나는 살아 있을 거야. 죽은 너와 끝까지 살아남아 내가 죽어야 너도 죽게 만들 거야. 너를 따라 죽는 게 아니라 나를따라 죽게 만들 거야.
네가 사라지도록 두고 보진 않을 거야.
살아남을 거야.
살아서 너를 기억할 거야.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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