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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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작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노란등 아래서 은은한 형광녹색으로 빛나는 잔디며 더도 덜도 없이 딱 그 자리에 있어 풍경을 미적으로 만드는 수목이 근사해서였다. 더도 덜도 아닌 적절함.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나도무수한 시안을 버려봐서 알았다. 힘겹게 만든다 한들 반드시채택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잔디 위 널돌을 밟고 안으로 더깊숙이 들어가자 일층짜리 단정한 목조 주택이 자태를 드러냈다. 더운 나라 건물답게 시원하고 개방적인 느낌을 주는 집이었다. 돈이 아니라 감으로 꾸민 집. 것도 단순한 감이 아니라 훈련된 미감으로 꾸린 데란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오랜시간 햇빛과 바람, 빗물에 색이 바래 순한 나뭇결을 드러낸 문틀과 창틀, 고상하되 전혀 기름진 티가 나지 않는 담박한 그릇장, 세간의 배치와 배색, 그럴 리야 없겠지만 투숙객이 혹 초록에 물릴까 다홍과 주홍을 살짝 섞은 간이 화단까지 모든 게적절했다. 주위를 둘러보다 결국 어떤 공간을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낡음‘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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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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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당신이 누군가에게서 뭔가 뺏고 싶다면 그에게 먼저 그걸 주어라‘라는 법칙이었다. 그래서 이연은 지금도 소설이나 연극,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지을때면, 사랑이나 어떤 성취 혹은 명예 앞에서 너무 벅찬 감정을 표할 때면 어김없이 ‘저 사람 곧 저걸 잃어버리겠구나‘ 예감하곤 했다. 이연은 오대표의 눈을 빤히 바라보다 어떤 주문을 외듯, 마치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과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그 사랑을 어서 잃고 싶어하는 연인처럼 달뜬 목소리로말했다.
-좋았어요.
-너무너무 좋았어요, 정말.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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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재작년에 책 읽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 학생이 추천했던 책이다. 


그냥 청소년 소설 정도로 생각하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어야지 했는데, 


몇 년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다. 



제목처럼 도담과 해솔의 인생에 


급류처럼 빨려 들어가 


멈추지 않고 순식간에 읽었다. 


사랑도 인생도 그 속에서의 감정도


급류같다는 생각을 했다. 


20250705


p.s : 오랜만에 토요일 오전 도서관에서 


재미있는 책을 한 달음에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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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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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꼭 그 아이들이 철없거나 허영심이 세거나 금융 문맹이어서가 아니라요. 제 생각에는...... 밥은 남이 안 보는 데서 혼자 먹거나 거를 수 있지만 옷은 그럴 수 없으니까. 그나마 그게 가장 잘 가릴 수 있는 가난이라 그런 것 같아요, 가방으로.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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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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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이 아니야. 나는 출동을 나가서 매일 사고 현장을목격해 부주의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도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일들도 많이 일어나 자다가 말벌에 쏘여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처참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음주운전을 한운전자는 살아남고, 아무 잘못 없는 가족이 사망하는 부조리한 일들이 벌어져. 그런 현장을 수두룩하게 겪다 보면 세상에는 정말 신도 없고 인과응보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느껴져.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무도 바라지 않은 일이었다는 걸, 뜻밖의 사고였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야."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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