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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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나이 예순아홉. 내년이면 일흔이 된다. 늘그막에먹고살려고 학력과 이력을 속인 내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결혼 후 시어른들을 모시고 남매를 낳아 기르는 동안 한 번도 나자신과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그 벌을60대 초반에 톡톡히 치렀다. 종갓집 맏며느리로 온갖 일 다겪으면서 그 고초가 나의 몫이라 여겼다. 명절이면 100명의손님을 치렀고, 시동생 결혼식 음식도 시할머니 상을 당했을때도 집에서 300명 손님을 혼자 치렀다. 심지어 시외삼촌 상을 당했을 때도 그 집 딸과 며느리는 방 안에 앉아 울기만 해그 많은 손님 수발을 혼자 드느라 상이 나던 날 쓰러졌다. 그시절에는 관혼상제를 다 집에서 했다. 하다못해 친척들 돌, 백일, 약혼식, 결혼식까지. 시댁은 물론 시할머니의 친정, 시어머니의 친정 일까지 불려 다녔다. 그곳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내인생이었다.
그 일들을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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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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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해여, 내해여
평생 땅만 바라봐서
땅하고만 이야기할 줄 안다는 어르신
여가 사람 사는 곳이 아니여
흙 한 줌 없는 곳이 어데 사람 살데여
아들 따라 낯선 동네 와보니
겨울바람처럼 쌩한 며느리 밥
그냥 목구멍에 처넣으면 죽기야 하련
밥을 퍼 넣다 혼절하셨다던데
밥위얹어드린 생선 토막과 나를 한참 쳐다보다
일주일 만에 처음 입 여셨다
샥시도 묵으야지 수저를 내민다
눈물 한 방울 얹어 밀어 넣자
내해여, 내해여
한껏 신명 나셨다
무엇이 내해일까?
아무것도 내해인 것이 없었던 서울살이
병원 밥은 아들 밥이니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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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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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과 건릉 사이 소나무 산책로를 걷다가 넝쿨에게 제몸을 내어준 소나무를 보았다. 보기 좋았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제 몸을 내어주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다. 나는 한때 아버지 등에 업힌 아기를 부러워했다. 내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태어났기에 누군가의 아버지가 아이를 업은 모습을 보면 지금도마음이 뭉클해진다.
중학교 2학년 때 무용하는 친구와 친했다. 한동네 살던그 친구의 아버지는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나와 신문 사설의한자 읽기, 체스 두기를 좋아하셨다. 내 생애 처음 본 앙리 베르뇌유 감독의 영화 <25시>도 친구 아버지가 보여주셨다. 친구 아버지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채웠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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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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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한없이 다정하게 발음하는 단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돌아보기조차 싫은 단어가 될 수 있다. 이건 비극이다. 물론 희생으로 지켜내던 윗세대의 가족 형태가 무조건 옳은 건아니다. 게다가 이혼은 이제 사회적으로 특별한 경우가 되지도 않는다. 서로 안 맞는 결혼 생활로 인생을 불행하게 사는것보다는 이혼을 택할 수도 있다.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살지는 못하더라도 잘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것만큼 잘 헤어지는것도 중요하다. 헤어진 후에도 서로를 존중과 배려의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 나도 귀하고 너도 귀한 그 관계를 유지하는것이다. 이혼이 결혼의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있으면 더더욱 무 자르듯이 끝낼 수 없다. 살아서도, 아니 죽어서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끝나지 않는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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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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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옆 사람을 흉내 내려고만 하면 건강한 자극을 받을 수 없어요. 무릎을 굽혀서라도 발끝에 손을대려고 하지 말고, 손이 닿지 않더라도 최대한 무릎을 반듯하게 펴는 게 중요해요. 중요한 건 내 몸이에요. 내 동작에만 집중하세요."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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