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해여, 내해여
평생 땅만 바라봐서
땅하고만 이야기할 줄 안다는 어르신
여가 사람 사는 곳이 아니여
흙 한 줌 없는 곳이 어데 사람 살데여
아들 따라 낯선 동네 와보니
겨울바람처럼 쌩한 며느리 밥
그냥 목구멍에 처넣으면 죽기야 하련
밥을 퍼 넣다 혼절하셨다던데
밥위얹어드린 생선 토막과 나를 한참 쳐다보다
일주일 만에 처음 입 여셨다
샥시도 묵으야지 수저를 내민다
눈물 한 방울 얹어 밀어 넣자
내해여, 내해여
한껏 신명 나셨다
무엇이 내해일까?
아무것도 내해인 것이 없었던 서울살이
병원 밥은 아들 밥이니 - P179